주말이라 공부하러 카페에 왔다. 사실 공부는 핑계고 카페투어가 재밌다.

마차라떼와 아몬드 크로와상을 시켰다.
아몬드 크로와상이 프랑스나 다른 지역에도 있는지 잘 모르겠다. 몬트리올에서는 카페마다 각각 다른 아몬드 크로와상을 만드는데, 대부분 맛있다. 달달하기도 하고.
오늘 온 곳은 한국어 수업을 할 때 자주 왔던 쇼내시(Shaughnessy)라는 카페다. 카페 이름 넘 어려워서 자주 와도 매번 까먹는다..
작은 카페지만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편한 분위기다.

대신 자리가 좁아 옆테이블이 바짝 붙어 있다. 옆테이블에는 어느 머리가 하얀 교수님과 한 학생이 재미있는 대화를 하고 있다.
"2막에는 프리다를 넣을까?"
"그런데, 이건 내 의견이긴 하지만, 프리다는 목소리가 작아요. 그런데 그것도 장점이죠. 작은 목소리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그 작은 목소리를 어디에 넣으면 좋을까?"
알고보니 연극 오디션 후 캐스팅을 정하는 중이었다. 잠깐 대화를 나눠보니 학교에 올릴 연극을 교수님과 준비하는 거라고 했다.
"이상하지만 왠지 비앙카랑 디에고가 어울리는데."
"괜찮네요. 죠반니는 그 다음. 그런데 논바이너리 캐스트는 괜찮아요? 다들 어떻게 아이덴티파이 하죠?"
"전체 캐스팅을 한번 볼까? 얘는 him, her, her, him...."
캐스팅할 때 꼭 성별을 존중하는 게 이곳 문화다. 어느 분야든 성소수자를 고려해야 하는 면이 있다. 내가 일하는 의료분야에서도 그렇고, 예술쪽에서도 그렇다.
처음에는 좀 '뭘 그렇게까지 다 구분하고 신경써야 하나?' 하고 생각했는데, 일부러 신경쓰는 덕에 모두가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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