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240 동료들이 준 간식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뭐가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나는 특히 긴 글을 쓰거나 고칠 때 간식이 땡긴다. 그럴 때 동료들이 뭘 하나씩 주면 진짜 반갑다! 오늘은 요거트와 비스킷. 이 비스킷은 처음 보는 건데, 짭짤하다. 에이스랑 비슷한데 덜 기름진 느낌? 가볍다. 요거트는 바닐라 맛. 요즘 간식 중 최고는 역시 수박이다. 이렇게 커다란 수박은 올해 처음이야. 이건 회사에서 준 간식은 아니고, 찬이와 코스트코 가서 산 거지만. 잘 샀다. 코스트코에서 파는 수박들... "야, 수박에 스테로이드 넣었냐? 엄청 커!" 찬이가 한 마디 한다. 노란 점이 있는 게 햇빛자국이고, 갈색은 벌들이 꿀을 따간 자국이라서 노랗고 상처가 있어 보이는 게 맛있단다. 난 지금까지 초록색 깔끔한 게 더 맛있는 줄 알았지.. 2024. 6. 28. 나디아와 공원 속 레스토랑에서 수다떨기 금요일 점심은 나디아와 함께 공원 속 식당에 가기로 했다. 나디아와 산책하면서 자주 봤던 식당이다. 공원 속 호수 바로 옆에 있는 식당인데 분위기가 정말 좋다. 할랄 음식이 아니면 고기를 먹지 않는 나디아를 생각해 비건 버거를 주문했다. 비건 버거에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팔라펠이 들어간다. 음 맛있어! 비건 음식도 꽤 맛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고기 패티 대신에 팔라펠, 감자튀김 대신에 감자샐러드 건강하기는 하다만 약간 양에 비해 비싼 감이 든다. 하지만 분위기랑 경치가 예쁘니까 그 맛으로 먹는 거지. 나디아랑은 정말 많이 친해졌다. 나디아는 업무가 너무 과중해서 전근 신청을 했고, 여름휴가가 지나면 곧 떠나게 되어 아쉽다. 나는 나디아랑은 터놓고 이야기를 잘 하는데, 다른 간호사들이랑은 좀 서먹.. 2024. 6. 23. 일에서 실수를 한 날 오전에 회사에서 큰 실수를 해서... 정신이 없었다. 지금까지 자잘한 실수가 있었지만, 이렇게 큰 실수를 한 건 처음이다. 아휴. 나디아에게 말했다. "어떡하지, 나 지금 엄청난 실수를 했어. 이거 취소해야 하는데 깜박하고 안 해서...""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지. 괜찮아! 상사한테는 이야기했어?""응, 사실대로 말했지 뭐...""괜찮을 거야. 우리 부서에서도 제대로 안 하는 거 엄청 많잖아, 알지? 누가 책임자인지도 모르게 돌아가는 일도 많고.""그냥 넘어가줄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신경쓰이긴 하네.""괜찮아." 상사는 내가 실수한 걸 설명한 메일을 보고 바로 답장을 해줬다. "그런 일이 있었는줄 모르고 있었네. 아무튼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만 다음에는 잘 하자. 그리고 페이지 넘기자고!" 하고 쿨하게.. 2024. 6. 21. 회의 중에 낙서 소아과 회의에 참석해서 회의록을 작성해야 한다. 소아과 회의는 자주 들어가서 그런지 좀 익숙해졌다. 물론 모르는 말 투성이지만... 그래도 회의참석한 짬바가 있지! 열심히 노트적는 척 하면서 낙서를 했다. 오늘 소아과 회의에 나를 빼면 세명밖에 없다. 셰프 의사 한 명과 두 임원. 아마 누가 의사인지 표정만 봐도 알아챌 수 있을 것 같다. 맨 아래쪽 안경을 쓰고 눈두덩이 푹 꺼진 사람이 의사다. 우리지역 병원 소아과가 노후되어서 10년안에 소아과를 새로 싹 리모델링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셰프 의사선생님. 내일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며, 새벽에 일어나 PPT자료를 만들었다며 보여준다. "슬라이드가 좀 많긴 하지만.... 21페이지나 되네요." 10분짜리 프레젠테이션인데 슬라이드가 빽빽하다. 뭐..... 2024. 6. 18. 간호사가 귀한 우리 병원 오늘은 하루종일 외부회의가 있었다. 사실 겨우 오픈한 병동이 문을 닫게 되었다. 이유는 뭐,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해서이다. 다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 일도 엄청나게 바빠졌는데, 뭐 이렇게 큰 일이 있으니 바쁜 건 당연하다. 한편으로는 인력이 부족해서 병원 문을 닫는 게 참 생소하다. 한국의 병원파업도 생각나면서... 그런데 한국이었다면 인력부족도 이렇게 심하지 않을 것 같고, 어떻게든 사람을 끌어다가 일을 시켰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는 친절하게도 미리 일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싫다면 강요하지 않고, 된다고 하면 1.5배 추가수당을 준다. 그래도 간호사들 피곤해서 안될 것 같으니 병원 문을 닫자는 결론이 났다. 병원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울음을 터뜨.. 2024. 6. 15. 그냥 웃으며 맞장구치는 것만으로 좋다 오늘도 공원을 걸었다. 매번 블로그하며 공원사진으로 떼우는 것 같지만... 사실 공원 산책시간은 하루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순간이다. 별 생각 없이 걷기만 해도 좋다. 좀 숨 돌리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하루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었나? 그런 거 없이 그냥 하루하루 살았던 것 같다. 하루 중 좋아하는 시간은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일주일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금요일 밤과 토요일 계속 좋아하는 시간들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점심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대화에 거의 참여하지도 않고, 그마저도 못알아들을 때가 많지만 그냥 웃으며 맞장구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2024. 6. 11. 이전 1 2 3 4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