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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262

620만 달러짜리 바나나와 예술의 조건 –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 토론 예술은 왜 정말 말도 안되는 것 같을까? 이번 철학토론 모임의 주제다. 나는 좀 늦게 도착했다. 자리가 어수선할 때를 틈타 얼른 과자를 집어왔다. 과자를 오독오독 씹으며 오늘 주제 설명을 들었다. 오늘 주제는 아름다움. 칠판에 소주제가 적혀 있다. 맥락이 다르면 예술도 달라지나?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예술을 감상할 수 없나?디지털 미디어는 예술을 어떻게 바꾸는가? 그리고 사회자인 테일러가 바나나를 떡하니 회색 덕테이프로 붙여놓았다. "이 바나나 붙여놓은 게 예술 작품이라고 620만 달러에 팔린 거 아세요? 혹시 이 자리에도 큰 돈을 내고 이 바나나 작품을 사실 분은 환영합니다!" 사람들이 다들 웃었다. 그리고 칠판에 적어놨던 주제와는 상관없이 다들 바나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바나나가 말이죠.. 2025. 5. 5.
토론에서 나온 스몰토크: 정신건강, 창작 그리고 여행 창작은 미친 짓일까? 몬트리올의 철학 토론 모임에 다녀왔다. 벌써 세 번째. 처음엔 낯설고 긴장했지만 이제는 인사도 자연스러워졌다. "이름이 뭐예요? 아, 저번에 만났는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미안해요!""처음 오신 거예요? 긴장되죠? 저는 처음에 엄청 떨었어요." 스몰토크가 서툴러서 고민이었는데, 자꾸 던지다 보니 이제 감이 잡힌다. 상대방이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느새 대화는 자연스럽게 풀린다. 오늘 주제는 Toxicity. 사회를 보는 테일러가 투표를 해서 최종 주제는 '정신건강의 산업화'가 되었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 사회가 스트레스를 키우는가? 아니면 싸우는가? 루이종은 분노에 차서 말했다. "정신건강 서비스? 완전 Fxxed up이죠! 비싸고, 공공서비스 받으려면.. 2025. 4. 28.
공원 산책 중 사랑스러운 순간 아직 공기가 싸늘하지만, 그래도 봄은 오고 있다. 춥긴 하지만, 그래도 코트를 좀 더 오래 입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나무 가지마다 새순이 돋고, 조금씩 초록빛이 퍼지는 게 느껴진다. 숨을 들이마시면 차가운 바람 속에 미세하게 섞인 흙냄새, 풀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나무에 줄 매달아 놓고 줄타기 연습하는 사람 ㅋㅋ 그 모습이 귀여워서 얼른 사진을 찍었는데, 마치 인도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나왔다. 사진 찍자마자 바로 떨어졌다. 어색한 웃음으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도 모르게 같이 웃어버렸다. 등산을 가는 듯한 복장을 한 사람들도 눈에 띈다. 아니면 자전거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일까? 아이들은 공원에 모여 논다. 꺄르르 하면서 뭐가 그렇게 신난지 웃음소리가 맑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도 잠.. 2025. 4. 27.
2025 상하이 호텔 예약 후기 | 디 이튼 호텔 상하이 조식 맛집 + 가성비 최고! 4월 말인데도 여전히 추운 몬트리올에서 여름을 기다리며, 이번 2025 여름휴가 상하이 여행을 준비했다. 여름 바캉스 계획은 4월에 회사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날짜를 정하고, 항공권 예약을 마치고, 이어서 호텔 예약에 돌입! 예약 사이트는 아무 곳이나 다 비슷하지만 이번엔 아고다(Agoda)를 사용했다. 상하이는 5성급 4성급 호텔이 저렴한 편이어서 신나게 호텔들을 구경했다. 몇 시간을 검색하다가 결국 고른 곳은 디 이튼 호텔 상하이라는 곳이다. 👉 예약한 호텔 링크:The Eton Hotel Shanghai 예약하러 가기 디 이튼 호텔 상하이 (The Eton Hotel Shanghai) 실제 이용후기 및 할인 특가아고다에서 디 이튼 호텔 상하이 (The Eton Hotel Shanghai)의.. 2025. 4. 23.
도시의 봄날, 친구들과의 하루 부활절 휴일의 마지막이었던 오늘, 오랜만에 학교 다니던 친구들인 사라와 레미를 만났다. 레미는 지금은 피아노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인 그녀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몬트리올에 정착했다. "나 캐나다 시민권 땄어! 너는 시민권 신청 안 해?" "축하해! 나는 아직 생각 없어. 한국은 이중국적이 안 돼서, 시민권을 따면 한국 갈 때 불편하거든." "아, 그런 제약이 있구나." 예전부터 느꼈지만, 레미는 참 부지런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요즘도 계속 피아노 가르쳐?" "응, 예전엔 학원에서 했는데, 지금은 개인 레슨으로 바꿨어. 집도 사서 피아노 두 대 들여놨어. 확실히 개인 교습이 더 좋아." "와, 집을 샀다고? 진심으로 축하해! 잘 됐다." "맞아, 우리 아시아 사람들은 집 사는 게 큰 목표.. 2025. 4. 22.
문어와 철학, 그리고 감자탕 – 토요일 오후의 인식론 모임 토요일 오후, 철학 토론 모임에 갔다.친구도 사귀고 싶었고, 뭐 아무 말이나 그럴듯하게 하면 그게 철학 아닌가 싶어서. 영어 연습도 할 겸, 그냥 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이번 주제는 epistemology, 인식론이었다.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검색해봤다. ‘지식에 대한 학문’이라고. 음… 내가 준비한 이야기는 뭔가 좀 비껴간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3분 동안 주절주절 떠들어봤다. "우리 앞에 비스킷이 있는데 이게 비스킷인지 어떻게 아는 걸까요? 모든 물체는 분자로, 분자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잖아요. 원자는 거의 대부분 비어있다고 하는데 그럼 이게 어떻게 내가 아는 비스킷이죠? 제 생각엔 오감을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맛보고, 냄새맡고, 듣고, 만지고요. 그런데 오감도 정확하진.. 2025.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