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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한국어수업29

공부계획표를 짜니 진도가 더 빠르게 나간다 5번째 과학 수업, 숙제를 모두 제출하고 시험만 남았다. 다음주쯤 시험날짜를 잡고 가야겠다. 과학공부를 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안 끝날 줄이야! 한 과목을 수료하는 데 3개월이 걸린 적도 있고, 4개월이 걸린 적도 있다. 그래도 이번 시험이 끝나면 벌써 다섯 과목을 끝낸 셈이니 하나만 하면 끝난다. 이번에는 메카닉을 공부했다. 도면그리기, 힘, 움직임, 압력, 재료의 특성 등등에 관한 부분이다. 이전보다 책이 두꺼웠는데도 2개월 반만에 숙제를 모두 마쳤다. 이번 책에는 계획표가 붙어 있어서, 그걸 따라서 했더니 훨씬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이전에는 공부계획표를 짜지 않고 그냥 대충 시간날 때마다 책을 펴보곤 했는데, 계획표에다 공부한 날짜를 기록하며 체크해 나가니 성취감도 있고 진.. 2023. 11. 18.
문구점이 없는 캐나다와 포켓몬빵이 먹고 싶은 아이 한국어 수업,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조금 낯설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마운 점은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선생님을 판단없이 좋아해 준다는 것이다. 그 뭔가... 무조건적인 선생님 사랑(?)같은 게 있다. 요며칠 독감 시즌이기도 하고, 코로나에 걸리는 사람들도 꽤나 많아서 결석한 아이들이 꽤 많았다. 이번에는 3주동안 결석한 아이를 오랜만에 만났다. "정말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네, 너무 심심했어요. 한국어 수업 너무 오고 싶어서 울었어요." "울었다고??!" "네, 저는 중국어 수업은 너무 힘들어서 싫은데, 한국어 수업은 좋아요." 수업이 듣고 싶어서 울었다니! 대단한 열정이다. 게다가, 내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이 학생은 혼자 결석한 부분 공부를 집에서 다 해왔다. .. 2022. 11. 28.
실력차이가 나는 수업, 어떻게 진행하지? 이번 한국어 수업은 8살, 9살짜리 꼬맹이들을 담당하게 되었다. 학생들이 3명밖에 없어서 수월할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8살 아이와 9살 아이의 한국어 실력차가 좀 커서 애를 먹었다. 이렇게 어릴 때에는 1살 차이가 정말 큰 것 같다. 책을 읽는 것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게다가 9살짜리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 중 한명이 한국어를 하지만, 8살짜리 아이는 부모가 둘 다 영어만 쓴다. 실력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한 반에 실력차이가 너무 많이 날 경우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까? 이건 다른 한국어 선생님들도 많이 하는 고민인 것 같다. 지금까지는 2학년 국어책 하나로 함께했는데, 아무래도 8살 아이 실력에 맞는 책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책을 하나 더 구했다. 지금까지는 우물쭈물했던 아이에게 쉬운 .. 2022. 11. 15.
글쓰기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금요일 저녁에는 한국어 교육에 관한 연수를 들었다. 무엇보다도 글쓰기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한 말인데, 책을 읽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60% 감소한다고 하고, 이야기를 직접 쓰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70% 감소한다고 한다. 나도 블로그를 써오며 글쓰기에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그날 그날 인상깊었던 일을 기록하기 위해 기억을 더듬다 보면 기억력도 더 좋아지고, 그래도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기억할 만한 뭔가가 있구나 싶은 생각에 안심이 된다. 글쓰기는 말하기와 사실상 같다. 글쓰기의 기초는 말하기에서 시작한다. -- 글쓰기가 뭐가 말하기야? 글은 쓰는 거고 말은 입에서 나오는 건데. 하지만, 글쓰기와 말하기는 머릿속에 있는 어떤 덩어리를 .. 2022. 10. 30.
한국어 수업을 하면서 프랑스어 발음을 배운다 한국어 수업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학기는 중학생들이 아니라 7~8살 아이들이다. 벌써 수업을 한 지 3주나 되었는데, 친화력이 좋은 아이들이라서 다행이다. 자기들끼리 벌써 친해지고, 나도 많이 좋아해준다. 놀이를 준비해야 하니 좀 다르다. 아이들이 특히나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감정활동과 그림그리기를 함께 통합한(?) 놀이를 끼워넣어 보았다. "우리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 그리기 할까?" "와, 좋아요!"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뭐야?" "포켓몬!!" 반 아이들 전원이 포켓몬 광팬이다. 그 중에서도 영어만 할 수 있고 한국어는 거의 못 하는 한 아이는 지루해하다가도 포켓몬 소리에 눈이 반짝 한다. "피카츄, 이브이!" "다 좋아요!" "뮤 좋아요, 뮤!" "불바자르!" "불바자르? 그게 뭐지?" "선생.. 2022. 10. 2.
막상 하고 나니 재미있는 한국어 수업 한국어 수업 준비 때문에 최근에 걱정이 많았다. 새로 맡게 된 아이들이라 아이들의 수준을 모르니, 준비를 할 수 없었던 게 제일 큰 스트레스였다. 준비를 안하자니 내가 마음이 조급해지고, 준비를 하자니 너무 할 게 많아져 벅찼다. 교재가 없어서 놀이활동을 5개, 그림책을 2개나 준비했더니... 뭘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뒤죽박죽이었다. 어, 그런데 막상 하고 나니까 재밌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일단, 저번 학기에는 사춘기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이번 학기에는 9살짜리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귀엽잖아...?!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는 없었던 유대감이나 친근감도 생긴다. 내가 이번에 맡게 된 아이들은 판데믹 동안 온라인 수업을 같이 듣던 학생들인데, 아무리 지난 1년간 컴퓨터 화면으로 본 .. 2022.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