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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한국어수업29

말하기대회 준비 - 생각을 확장하는 질문을 던지자 어떤 대회에 참가하고 경쟁하는 건 은근 준비할 게 많고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어떤 경험이든지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보는 건 좋은 경험이다. 이번 주 수업에는 모두가 말하기 주제를 정했고, 원고도 거의 마무리단계가 끝났다. 이 원고단계가 제일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글을 손봐주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아서 나 스스로도 놀라웠다. 내가 어렸을 때, 대회에 나가야 하면 주제를 뭘로 해야하나, 글은 어떻게 써야 하나 하고 며칠동안 끙끙대며 괴로워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거리, 주제에서 생각을 넓혀나갈 수 있는 질문거리를 준비했다. 특별한 질문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항상 쓰는 언제/어디서/왜/.. 2022. 4. 3.
말하기 대회 주제 정하기 - 자유주제, 뭘 말할까? 이번 학기에는 말하기 대회 행사가 있다. 행사를 하는 것은 솔직히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아 귀찮고 힘들지만, 그래도 상을 받고 기뻐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하지만 동시에 함께 준비했지만 상을 못 받는 아이들도 생길 테니 그걸 생각하면 좀 마음이 좋지 않다. 그래서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심사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우리 이번엔 말하기 대회를 참가할 거야. 우리반이 말하기 잘하니까, 참가해서 연습하면 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반에서는 최대 2명이 상을 받을 수 있어. 참가할 사람?" "저는 안나갈래요. 저는 그냥 이번 학기 쉽고 평탄하게 잘 보내고 그만둘 거예요." "응? 한국어 수업 이번학기가 끝이야?" "네, 토요일에.. 2022. 3. 27.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을까요? 오늘 한국어 수업은 너무 어려운 텍스트를 가져다 준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이 부쩍 상승했다 싶어서 과학저널의 기사를 읽어주었는데,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하긴, 나마저도 잘 이해하기 힘든 기사였다. "철학자와 과학자들 인간의 자유의지 실체 밝힌다(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27894)"라는 기사였는데, 인간이 자유의지가 있는가? 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려고 찾은 기사였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어주었는데, 나만 재미있었던 것 같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자, 다들 왼손 한번 올려봐. 오, 그렇지. 잘했어. 우리 한번 생각해 보자. 방금 손을 올린 건 내 자유의지였나? 아니면 나의 뇌가 명령을 내린 걸까?".. 2022. 3. 20.
학생들이 생각하는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의 문제점 한국어 수업에 토론시간을 마련해 놓았다. 여러 토론주제를 준비해 가긴 했는데, 우리 학생들이 하고 싶은 토론은 따로 있었다. "선생님, 우리 수업 끝나고 이따 오후에 방탄 콘서트 라이브로 극장에서 보여주거든요. 그거 보러 갈 거예요!" "와, 방탄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가면 진짜 재밌겠네." "선생님, 저도 거기 가요." "엇, 너도 가? 어디 극장?" "우리 집 근처 극장. 너는?" "나는 다운타운 있는 곳이야." 방탄소년단 서울 콘서트 영상을 실시간으로 영화관에서 상영해 준다고 한다. 날짜는 우리 수업이 있었던 12일 토요일 오후, 전체 극장이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상영한다. 몬트리올뿐 아니라 전세계 75개 국가의 3,711 극장에서 콘서트를 상영했다고 한다. 콘서트를 영화관에서 .. 2022. 3. 15.
방탄의 RM, 슈가가 읽었다는 손원평의 '아몬드'를 읽기로 했다. 3월이 되고 한국어 수업이 다시 시작했다. 3개월의 겨울 방학이 끝나고 처음 보는 거라, 아이들을 만나는 게 기대된다. 먼저, 이번 학기에 읽어볼 소설 한 권을 골랐다. 손원평의 장편소설, 아몬드. 베스트셀러 칸을 쭉 훑으며 소설마다 검색하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다. 방탄소년단 RM과 슈가가 읽은 책이라니! 이번 학기 아이들과 뭘 읽을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이거다! 싶었다. 멤버들끼리 책 재밌냐며 돌려볼 정도이니 정말 궁금해진다. 특히 RM은 독서를 많이 하는 걸로 유명해서, 그의 독서 리스트가 알려질 정도였다. 그리고 오늘, 학생들과 만나서 함께 이 책 '아몬드'를 읽을 거라고 말했다. 과연... 😊 우리 학생들 중 한 명은 이미 이 책을 종이책으로 갖고 있었고, 아미 친구도 이미 상황을 다 알고 .. 2022. 3. 6.
성격테스트 하다가 나온 말 '추상적인'이 무슨 뜻이에요? 오늘 한국어 수업은 막간을 이용해여 성격 테스트를 했다. MBTI같은 성격 유형 테스트가 유행이기도 하고, 특히나 자기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좋은 수업 소재가 된다. 테스트 링크를 누르자마자 질문이 나왔다. "선생님 추상적이 무슨 말이에요?" "어 추상적은.... 막연한 거야. 물질적인 게 아니고, 사랑, 도덕, 행복, 정의... 이런 것처럼 눈으로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 같은 거야." "아아." 하고 30초 있다가, 또 다른 친구가 질문을 한다. "선생님! 추상적인 아이디어가 무슨 말이에요." "추상적인 아이디어는 구체적이지 않고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 아까 말했듯이 사랑, 정의, 행복같이 우리가 생각으로만 알 수 있는 걸 말해." "으음...?" "영어로 abstract." "아!.. 2021.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