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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한국어수업

실력차이가 나는 수업, 어떻게 진행하지?

by 밀리멜리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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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어 수업은 8살, 9살짜리 꼬맹이들을 담당하게 되었다. 학생들이 3명밖에 없어서 수월할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8살 아이와 9살 아이의 한국어 실력차가 좀 커서 애를 먹었다.

이렇게 어릴 때에는 1살 차이가 정말 큰 것 같다. 책을 읽는 것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게다가 9살짜리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 중 한명이 한국어를 하지만, 8살짜리 아이는 부모가 둘 다 영어만 쓴다. 실력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한 반에 실력차이가 너무 많이 날 경우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까? 이건 다른 한국어 선생님들도 많이 하는 고민인 것 같다.

지금까지는 2학년 국어책 하나로 함께했는데, 아무래도 8살 아이 실력에 맞는 책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책을 하나 더 구했다.

 


지금까지는 우물쭈물했던 아이에게 쉬운 책을 줬더니 신나서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그제야 아이가 힘들어하는 게 뭔지 발견했다.

영어가 모국어인 이 아이는 모음 ㅜ와 ㅠ를 구별하기 힘들어하고, ㅂ과 ㅍ의 차이, ㅉ/ㅈ/ㅊ의 차이를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걸 발견했다.

한국사람이 V랑 P를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거랑 비슷하네.

 

결국 책을 따로 주고, 반반 나눠서 수업을 해야 하나?? 더 고민해 봐야겠다.

 

 

* * *

 


숙제를 잘 해오면 쉬는 간식시간에 5분짜리 포켓몬 영상을 틀어주기로 했다. 아이는 영상은 보고싶은데 그걸 한국어로 말할 줄 몰라서 끙끙댄다.

"선생님, 포케몬, 와치(watch)?"

영상 보여달라는 말을 이렇게 영어로 표현한다. "봐도 되요?"라는 표현을 알려주었다. 그래도 수줍은지 한참만에야

"선생님, 포케몬 봐도 되요?"

라고 말을 뱉어낸다. 결국에 성공하고 숙제도 해왔으니 틀어주긴 틀어줬다만, 포켓몬 영상을 이렇게 좋아할 줄이야! 게다가 대사까지 외우는 걸 보니 한두 번 본 게 아닌 거 같다.

아이들 사이에서 이렇게 포켓몬이 인기있는 줄은 정말 몰랐네. 이것도 수업에서 써먹을 방법이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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