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 Sheeran1 어느 밤, 아이리시 펍 아직 해가 떠 있는 이른 저녁이지만 거리는 북적였고 가게들은 저마다 작은 조명을 밝히기 시작했다. 붉은 벽돌과 제라늄 화분 사이 흑판에 흰 분필로 적힌 낯 뜨거운 칵테일 이름들이 눈길을 끌었다. 여자는 가슴이 길게 패인 검은 드레스를 입고 들어왔다. 일순 펍에 있던 손님들이 여자의 드레스를 스치듯 탐닉했다. 여자는 벽난로 옆 스툴에 앉아 엘더플라워 진토닉을 주문했다. 성 축일이랍시고 쨍한 초록색 옷을 입고 기네스만 마셔대는 것 따위는 딱 질색이었다. 한 모금. 라임향이 감도는 차가운 잔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 누군가 바이올린을 켰다. 또 한 모금. 뜨거운 것이 목을 타고 적시다가 확 하고 알콜향이 퍼졌다. 누군가 원목 바닥을 구둣발로 두드리며 춤을 추었다. 진토닉을 비웠다. 옆에 앉은 어느 여행객은 그녀.. 2020. 9.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