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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고민을 털어놓는 동료들

by 밀리멜리 2025. 5. 24.

요즘 눈코뜰새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그런가?

 

안 바쁘려면 안 바쁘게 살 수 있는데도 내가 이렇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도 짬을 내서 클리닉에 놀러가 본다.

 

클리닉은 이제 문을 닫기 때문에, 의사는 없고 동료들만 한가롭게 있다. 

 

마틸드가 상냥하게 묻는다.

 

"요즘 어때?"

"이제 클리닉 문 닫잖아. 그래서 새로운 일이 막 생겨. 금요일인데도 엄청 바빠지네. 아, 정말 일이 끝이 없어!"

 

내가 이렇게 말하자 멜로디가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느긋하게 말한다.

 

"불평하려면 끝이 없지, 끝이 없어."

"그건 그래."

 

마틸드도 이제 곧 떠난다고 한다.

 

"이제 나도 문 닫으니까 다음 달에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어."

"그렇지, 참. 어떻게 됐어?"

"다른 종합병원의 응급실로 가."

"응급실? 진짜 힘들겠다. 사람도 많을 텐데."

"여기보다는 쉬울걸? 여기는 워낙 노숙자들도 많이 오니까..."

"그래도 응급실을 지원하다니 대단해. 힘든 건 없어?"

 

마틸드가 내 말에 고민을 털어놓는다.

 

"고민이야 있지. 내가 그쪽 병원에 지원해서, 그곳에서 10년 넘게 일하던 사람 자리를 뺏고 가는 거야. 원래 있던 사람은 동료들이 다들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그래서 걱정이야."

"아, 근데 그건 마틸드 잘못이 아니잖아."

"그래, 내 잘못 아닌 건 알지만... 새로운 팀에 끼어들어가려니 마음이 그렇네."

"아, 넌 사람들 돕는 거 좋아하니까 그런 건 진짜 곤란하겠다."

"그치? 내 맘 이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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