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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비 오는 날의 초월인간 / 감성과 지성 사이의 철학 모임

by 밀리멜리 2025. 5. 25.

3주 연속 주말에 비가 내린다. 

 

그래도 사람들은 젖은 길을 밟으며 철학 모임에 모였다. 우산을 쓰기도 하고, 그냥 부슬부슬한 비를 맞기도 했다.

 

오늘의 주제는 ‘초월인간’. 이름만 들어도 공상과학 소설처럼 느껴졌다

 

유전자 편집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고, AI가 사람 대신 생각하는 것, 여러 Sci-fi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있었다. 나는 의식을 클라우드에 옮기는 컨셉을 이야기했고, 의식이 있는 한 인간이 아니겠는가 하는 의견을 말했다.

 

토론이 끝나고 부슬부슬한 비를 맞으며 다같이 뒷풀이 장소로 향했다.

 

걸으면서 여러 사람과 이야기했는데,

 

데이비드는 아무 주제에 관한 질문을 던져도 대답이 술술 나왔다.

 

마치 TV 시리즈 빅뱅이론에 나오는 쉘든처럼 똑똑했다.

 

베트남계인 탐은 AI의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했고, AI에 대해 배울 게 많겠구나 느꼈다.

 

 

 

 

하루종일 비가 왔지만 다들 귀찮아서인지 우산을 쓰지 않는다.


"캐나다는 봄이 없어??! 왜 이렇게 추워?"

 

프랑스에서 온 루시아가 불평을 터뜨린다. 프랑스에서 온 사람답게 빨강 베레모를 쓰고 있다.

 

"올해가 유난히 추운 편이긴 하네. 아무래도 유럽보다는 춥지."

 

내가 대답하자, 두바이에서 자란 텟사가 거든다.

 

"맞아, 춥지. 추울 땐 더 추운 걸로 극복해. 나는 이번 겨울에 아이스 플런지를 했어."

 

"그게 뭐야, 아이스 플런지?"

 

"베르덩 동네에 모래사장이랑 강이 있잖아. 1월 영하 -20도일 때 수영복 입고 가서 물에 풍덩 빠지는 거야."

 

"그런 걸 했다고??!! 진짜 대단하다."

 

텟사는 말 그대로 버블리한 사람이었다. 활짝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에 금세 마음이 열렸다.

 

 

레바논에서 온 카림은 말수가 적었지만, 조용히 스마트폰을 들어 비에 젖은 나무를 찍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바에 도착해 다들 주문을 했고, 나는 메뉴에 없는 무알콜 음료를 주문했다.

 

"무알콜 칵테일에 과일맛 나게 만들어주실 수 있나요?"

"오, 저번 주처럼 말이죠? 제가 알아서 만들어 드릴게요."

 

음료는 놀라울 만큼 맛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20%의 팁을 주었다.

 

내가 어디가서 팁을 이렇게 많이 준 건 처음인데... :)

 

팁문화가 어느새 익숙해졌나 보다.

 

내가 음료 사진을 찍자 테일러가 슬쩍 웃었다.

 

"너 지금 나 사진 찍는다고 judge하는거지?"

 

"아니야, 아니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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