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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수영이 더 좋아질 것 같아

by 밀리멜리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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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은 수영장에 가는 날이다. 회사 끝나고 수업이 시작해서, 일이 끝나고도 사무실에 좀 더 남아 있다가 수영장에 간다.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내가 남아 있으니 동료가 묻는다.

"아직 남아있어? 나는 먼저 갈 건데. 집에 안 가?"
"아, 일이 있어서 남은 게 아니라 이따가 수영 수업 가려고. 바로 요 앞이야."
"아! 그 학교 옆에 있는 수영장? 나도 알아. 거기 되게 좋지."
"응, 수영장에 도서관, 카페랑 체육시설도 있던데. 멋있더라."
"내가 듣기로 어떤 코미디언이 거기다 기부한 거래."
"아하... 어쩐지 다른 건물에 비해 좋더라."
"하하, 난 먼저 갈게. 수영 잘 해!"
"고마워."

수영수업에 같이 등록한 프랑스는 휴가를 떠났다. 뉴욕으로! 친절하게도 수업 잘 들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프랑스가 없어도 나는 수업 빠지지 말라며...

 

나는 내일 못 가. 수영 수업 잘 들어. 빠지지 말고! 좋은 저녁 보내!



같이 갈 사람이 없으니 빠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직 25미터 수영이 어려우니 좀 더 연습하자는 마음에 수영장으로 향했다.

 



3주차 수업인데 벌써 사람들이 반이나 빠졌다. 나는 아직도 숨이 너무 차서 25미터 레인을 수영할 때는 중간에 잠깐 쉬어야 한다. 

코치가 날 보더니 "발이 물에 잠겨 있으니까 다리를 빨리 움직여서 수면위로 올려요!"하고 말한다.

"팔을 움직일 때 너무 크게 돌리면 에너지가 빠져요. 손으로 허벅지, 어깨, 귀를 스치면서 움직이면 편할 거예요."

코치의 말을 생각하며 몸을 움직이려고 하지만, 생각대로 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수영에서 제일 힘든 건 호흡이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호흡하라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안간힘을 쓰며 "흐어어어억!"하고 고개를 정면으로 쳐들고 숨을 마시게 된다. 뭐, 연습을 더 해야겠지...

100미터를 수영하고 나니 숨이 헐떡거려서 너무 지친다. 코치가 킥판을 쓰라고 건네준다. 킥판이 있으니 좀 체력을 아낄 수가 있었다.

그래도 3주차가 되어서 그런지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 마지막 라운드에는 킥판 없이, 중간에 레인 붙잡고 쉬는 거 없이 25미터 레인을 수영할 수 있었다. 그때의 기분이란!! 해냈다! 하는 느낌?

마지막 라운드를 마치고 수영모를 벗는데 뜨거운 김이 막 나왔다. 샤워를 하고 나서도 계속 몸이 따뜻했다. 제대로 운동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영하의 날씨에도 패딩을 입으니 덥게 느껴진다.

이 날 수영은 정말 신기했던 게, 운동하고 나서의 기분 좋은 느낌이 30분 넘게 지속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치고 살짝 피곤해서 헬렐레-하는 느낌이 신기했다. 

지금까지 수영장에 가는 게 부담스럽고 귀찮았는데, 이제부터 더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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