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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지루한 책은 그만두고 재밌는 책을 읽자

by 밀리멜리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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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영장에 있는 도서관에서 프랑스와 함께 도서관 카드를 만들었다. 

"우리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갈래? 나 추리소설 읽고 싶어."
"좋지!"

프랑스 덕분에 수영도 하고 책도 읽게 되었다.

 

도서관은 아담했다. 어린이 청소년 책이 특히나 많았고, 소설과 여행도서 코너가 있었다.

"난 추리소설 읽을 건데, 넌 뭐 읽을 거야?"
"음, 난... 프랑스어로 된 책을 다 끝내 본 적이 없어. 그러니까 이번에는 얇은 거로 고를 거야."
"좋은 생각이야."

나는 얇고 작은 책 중에 아무거나 골랐다. 다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라 떼뜨 드 랑플루와(la tête de l'emploi), 직업의 머리?라는 책이다. 처음 몇 장을 읽었는데, 재미가 없다... 🙄

파리에 사는 50대의 어느 남자는 은행원인데, 승진은 잘 못한다. 아내는 심리상담가이고, 딸은 브라질로 곧 유학을 떠나 그 비용을 대느라 우울하다. 경기가 좋지 않아 아내의 심리상담일도 잘 되지 않는다.

프랑스 특유의 밋밋한 우울감이 느껴진다. 딸이 브라질로 떠나기 전 마지막 저녁식사에서, 부부끼리 이런 대화를 나눈다.

"난 그런 사람 아니야."
"그런 사람 아니라고?"
"내가 언제 그런 적 있어?"
"그런 적이 없다고? 내가 정말 말해볼까? 다 나열해 봐?"
"...."
"정말 그러길 바래, 여보?"
".... 아니. 차라리 말 하지 마."

(침묵)

"... 당신은 말이 없어. 항상 그랬지."
"내가 말이 없다고? 아냐, 난 그렇지 않아."


아, 재미없어!  주인공이 삶에 재미가 없으니 나도 책이 지루해져서 진도가 안 나간다. 리뷰를 보니 이것보다 더 안 좋은 일이 벌어진단다. 그래서 그냥 책을 그만 읽기로 했다. 책을 뭐 꼭 다 읽을 필요는 없다. 중간에 그만두면 그만두는 거지, 뭐.



지난번 책이 좀 어려웠으니 이번엔 청소년 코너에서 책을 고르기로 했다. 이번에도 역시 얇은 책 기준으로...

 


윈 프러브 다무(Une preuve d'amour), 사랑의 증거라는 제목이다. 학생의 첫사랑 이야기인 것 같다. 좀 유치한 제목이긴 하지만? 그래도 더 재밌을 것 같다.

프랑스의 어느 교실에서 레미제라블을 가지고 수업을 하고 있다. 주인공 소니아는 말이 없고 조용한 아프리카 친구, 압두를 유심히 살펴본다. 팡틴이 딸 코제트를 키우지 못해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머리칼과 이빨, 몸을 팔아 돈을 버는 대목을 읽다가 압두는 눈물을 흘리며 갑자기 교실을 떠나버린다. 소니아는 압두에게 점점 관심이 생겨난다.

청소년용 책이 훨씬 내 수준에 맞는 것 같다.

 

더 재밌어... 일부러 어려운 책을 읽을 필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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