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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4월 8일 몬트리올 개기일식 관찰 후기

by 밀리멜리 202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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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2월 말부터 일식 때문에 학교를 닫는다 하길래 심드렁했는데... 뭘 일식 본다고 학교까지 닫아? 

 

그치만 개기일식날이 가까워지고, 해 보는 안경을 구하기 힘들어지니 개기일식이 더 궁금해졌다. 학교 닫고 다같이 구경해야지! 하고 마음이 금새 바뀐다. 사람 마음이란 참 간사하구나 ㅋㅋㅋ 그나저나, 해 보는 특수안경을 어떻게 구하지?

 

도서관에서 안경을 무료로 나누어준다길래 가봤는데, "다 나간지 벌써 2주나 되었는데요! 4월 8일 당일에 쟝드라포 공원에서 안경도 나누어주고 액티비티도 하니까 가보세요." 하는 말을 들었다.

 

무료로 나누어주는 안경을 받으려면 11시부터 줄서서 기다려야 할 것 같고, 못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냥 샀다. 6개들이 안경을 사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고, 이사벨에게도 하나 주었다. 그리고 3시에 일찍 퇴근!

 

 

맥길 대학교 뒤편 공원에서 보려고 했는데, 대학교 캠퍼스에 사람이 넘치게 많았다.

 

다들 벌써 안경을 쓰고 개기일식을 보고 있다.

 

 

막 일식이 시작되었다.

 

특수안경으로 살펴보면 해의 끝부분이 살짝 가려져 있다.

 

 

와 사람 많다!

 

 

이틀 전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눈폭풍이 왔었다.

 

"어제 그저께 날씨 생각하면 이 더위는 말도 안돼!"

 

이틀 전에는 영하 온도였는데, 오늘은 덥다!

 

 

태양이 반쯤 가려졌을 때, 핸드폰 카메라 렌즈를 특수안경으로 가리고 태양을 찍어보았다.

 

핸드폰 카메라는 개기일식을 못 잡는구나. 그래도 멋있는걸?

 

 

여기서 자리를 잡고 2~30분정도 기다렸다.

 

 

태양이 반 이상 가려졌다.

 

그래도 핸드폰 카메라는 못 잡는다.

 

 

안경이 있어서 다행이야! 사길 잘했다.

 

 

태양이 가려져서 그런건지, 갑자기 슬슬 추워졌다.

 

반팔을 입고 있던 사람들도 다들 겉옷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신기하게 구름이 없는데도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추워서 으슬으슬해진다. 

 

해가 쨍쨍할 시간인데 어두워지는 게 이상해서 자꾸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고, 안경 너머로 해를 바라보면 눈썹달처럼 작게 보인다.

 

작아지고 작아지고 정말 실선만 남았나? 싶을 때,

 

사람들이 와아아아---하고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 캄캄해졌다.

 

 

태양이 다 가려지고, 주위가 완전히 깜깜해지자 검은 태양이 드러났다.

 

맨눈으로 봤을 때 감동은 정말 말로 못 할 것 같다.

 

태양의 코로나가 색이 여럿일 줄이야! 푸른색, 초록색, 붉은색이 섞여 보였는데, 그중에서도 초록색이 가장 강렬했다.

 

일식은 핸드폰 카메라로는 나오지 않고, 이 사진은 찬이가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찍었다. 정말 잘찍었는데? 프로페셔널이 찍은 사진 같아!

 

 

자연이 주는 웅장함이 이런 걸까?

 

태양의 힘을 다시 한번 새롭게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1분 30초 남짓한 순간 내내 소리를 질렀다.

 

나도 소리를 지를 줄 몰랐는데, 태양의 모습을 보니 환호성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짧은 순간동안 밝게 초록색으로 빛나는 검은 태양을 잊지 못할 것이다.

 

 

밤이 된 것처럼 조명이 빛나는 건물들...

 

 

1분 30초 남짓한 어두운 시간.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다.

 

 

개기일식은 정말 짧았다. 

 

그동안 사람들이 계속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나는 태양의 장엄함에 사로잡혀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줄도 몰랐는데, 나중에 비디오 찍은 것을 보니 사람들이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태양과 함께 나무 위로 작은 별도 찍혔다.

 

이 사진을 찍고나자마자 곧 햇빛이 나왔다.

 

아주 작은 조각 햇빛인데도 눈이 부셔서 곧 하늘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와... 정말 엄청난 경험이었어.

 

언덕을 내려오면서 계속 황홀함에 사로잡혀서 "너무 좋았어! 아쉽다! 그래도 좋아!"하고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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