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쿵푸 수업이 끝나고 사람들과 함께 영화 가라테 키드 2025를 보러 갔다.
개봉하는 날에 딱 맞춰서 보기로 했다.
"우리 쿵푸하니까 이런 건 봐줘야지. 내가 너희들 티켓까지 다 샀어!"
보라띠 지반이 친구들 표를 모두 사주었다.
얻어보기만 하면 미안하니까 나는 영화관 옆 드러그스토어에서 포장된 팝콘을 사왔다.
"짜잔! 팝콘 미리 사왔지."
"그래? 하하하! 이것보다 영화관에서 파는 갓 구운 팝콘이 더 맛있어."
주황띠 주니어는 내가 사온 팝콘을 보고도 심드렁했다.
"영화관에서 파는 건 좀 비싸지 않아?"
"너도 이거 먹어, 사줄게! 비싸다더니 별로 비싸지도 않네."
결과적으로 영화도 얻어보고, 팝콘도 얻어먹었다. 😎
지반은 친구들 표를 미리 사놨는데, 2명이 취소를 했다. 지반은 지나가는 아무나 잡고 묻기 시작했다.
"저기, 시간 있으세요?"
영화관 앞을 지나가던 여자 둘은 혹시라도 작업거나 싶었겠지만... 아무튼 럭키한 두 명에게 남는 표를 공짜로 주었다.
"지반, 대단하네. 진짜 착하다."
"이것도 다 좋은 카르마지."
스토리 구조는 단순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무술을 배우던 리는 엄마와 함께 뉴욕으로 이사를 온다. 새 환경에 적응하려 노력하지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마음에 드는 친구 미아를 만나 그 아버지가 빚 문제로 곤란해하는 걸 알게 된다.
리는 친구의 아버지에게 쿵푸를 가르쳐주면서 점점 자신감과 책임감을 키워간다. 결국, 자신도 무술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되고, 사부들의 도움을 받아 쿵푸와 카라테를 융합한 기술로 무대에 오른다.
클리셰가 많아서 좀 더 재밌는 플롯을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주인공은 그냥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괴롭힘당하고, 악역은 별로 악역인 이유도 없다.
예쁜 여학생, ‘싸우지 말라’는 엄마, 그리고 주인공을 변화시키는 사부... 약간은 예상 가능한 전개였다.
15살 쿵푸 소년이 왕년의 복싱 챔피언 아저씨를 가르친다는 것도 좀 이해가 안가긴 했지만.
하지만 전체적으로 액션 씬도 멋있고 주인공이 무술을 잘해서 멋있었다.
역시 이런 영화는 훈련하는 장면이 제일 좋은 것 같은데, 뭔가 명대사 같은 건 잘 생각이 안 난다.
CG 없이 모든 장면을 실제 수련해서 촬영했다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해.
그리고 배경은 뉴욕이지만, 몬트리올에서 찍은 씬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보다가 영화관 바로 앞 거리가 나왔다.
"어! 저기가 무슨 뉴욕이야 ㅋㅋㅋ 우리 방금 지나온 곳이잖아!"
"무술 영화 보니까 연습하러 다시 가고 싶다, 그치?"
"역시 계속 연습해야지!"
영화는 평범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보고 웃을 수 있었다.
이런 영화는 잘 만든 스토리보다, 좋아하는 걸 함께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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