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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카디오의 킹, 탱크처럼 숨쉬는 파이터 조니 에브렌

by 밀리멜리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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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엔 찬이와 함께 MMA를 봤다. 원래 격투기는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인데, 찬이는 엄청 좋아한다. 조니 에브렌이라는 파이터가 등에 태극기와 한국어 이름을 문신으로 해놓았길래 눈길이 갔다.

"우와, 이 사람 한국인이야?"
"한국계 미국인. 지금 챔피언이래."
"그래? 그럼 이거 챔피언 방어전이야?"
"어. 같이 볼래?"
"그러자!"

상대는 챔피언에 도전하는 러시안 파이터. 격투기 경기에서 누굴 응원해보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아무래도 한국인 피가 섞인 조니 에브렌을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응원했다.

 

카디오의 킹!


경기 시작 전, 둘은 눈빛부터 달랐다. 상대 러시안 파이터는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준비운동을 하는데, 조니 에브렌은 고요하고 강렬한 눈빛으로 가만히 상대를 노려보았다.

둘이 비슷하게 타격을 주고받나 싶더니, 3라운드부터는 점점 상대가 지치는 게 눈에 보였다. 그런데 가장 눈길을 끈 건 조니 에브렌의 호흡이었다. 숨이 엄청나게 찰 텐데, 싸움을 하는 에브렌의 배가 크게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게 놀라웠다.

"뭐야, 사람 배가 어떻게 저렇게 움직여?!"
"저렇게 호흡을 하니까 안 지치는 거야. 계속 파워가 있잖아."

결국 마지막 라운드까지 갔다. 조니 에브렌은 계속해서 상대를 갖고 놀았고, 상대 러시안 파이터는 그냥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했다. 그러다 마지막에 상대를 들어올려 머리 뒤로 넘기는 수플렉스! 조니 에브렌이 이긴 건 당연하다.

이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배가 부풀었다가 들어가는 그 특이한 호흡이 계속 떠올랐다. 아니... 어떻게 사람 배가 그렇게 잘 움직이지? 산소탱크 펌프질하듯 배가 움직였다.

우승 소감에서 "나는 카디오 킹이다!"라고 했는데, 정말 인정이다. 

 

유산소 운동 중요해.... 나도 운동해야지!!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확 끓어오르는 경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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