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디아와 함께 점심을 먹고 공원 산책에 나섰다.
나디아는 거의 매일 공원 한 바퀴를 걷는다고 한다.
"오, 하늘도 파랗고 예쁘다!"
나디아가 씨엘 블루(파란 하늘)라고 말해서 나도 문득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뭐 그런 비슷한 이름의 보이밴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도 단풍이 예쁘지만 보태니컬 가든에 꼭 가봐. 난 우리 애들 셋이랑 같이 갔는데, 아이들은 노느라 바빠서 정원을 걸으려고 안 하는 거야? 그때가 5월쯤이었나... 꽃이 많아서 정말 예뻤어! 지금쯤 가면 단풍이 예쁠테니까 꼭 가봐. 다음에 가면 나 혼자서라도 걸어서 볼 거야."
"그래, 예쁘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서 가려고 했는데 까먹었다. 이번에라도 가 봐야지."
정말 가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주말이 되면 그냥 집에서 누워있고 싶다. 이번주에 나가봐야지!
"아이들은 잘 지내?"
"그럼, 그럼. 요즘 일이 많아서 어쩌다보니 아이들한테도 매일 일 이야기만 하는데, 네가 한국사람이라니까 좋아하더라. 다음에 한국 갈 때 자기도 데려가 달래."
"하하하하! 한국을 어떻게 좋아하게 된 거야? 드라마? 가수?"
"안 그래도 물어봤더니, 국수가 먹고 싶대!"
"국수?? 하하하! 귀여워. 무슨 국수일까? 라면인가? 어디서 한국 국수를 봤나 봐."
"응, 그리고 무슨 그룹도 좋아한댔는데 이름이 뭔지 까먹었다."
"그랬구나!"
그리고 나디아는 계속 일 이야기를 했다. 간호사들이 스케쥴을 정리해서 줘야 하는데, 마감기한은 다가오고 아무 스케줄도 받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간호사들 스케줄 짜는 건 진짜 무슨 로직문제를 푸는 것 같다. 한번에 4일 이상 연속으로 짜면 안 되고, 세 군데의 전문분야를 골고루 분배해야 한단다. 아무튼 엄청 복잡하다.
"아, 그래도 이것만 끝내면 곧 주말이 온다! 힘내자!"
"그래, 이것도 곧 지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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