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동음이의어 농담을 설명해주는 친절한 동료

by 밀리멜리 2023. 10. 26.

반응형

동료들이 농담을 할 때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가 너무 많아서 굳이 설명해 달라고 하지 않는데, 그래도 쪼끔 알아들을 것 같으면 물어본다.

오늘은 옆 부서의 멜로디가 농담하는 걸 못 알아들어서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듣고 나면 농담이 덜 웃기지만... 그래도 알아들으면 기분이 좋다. 설명하는 사람의 친절이 고맙기도 하고.

 

나디아가 머리를 싸매며 이런 말을 했다.

"아... 간호사 스케줄 짜다가 카드 잃어버렸다. 머리가 너무 아파."

 

카드 잃어버려서 머리가 아프다?


저 멀리서 멜로디가 그 말을 듣더니 툭 하고 한 마디를 던진다.

"카드 잃어버렸으면 지하 4층에 가야지."
"하하하하하하!"

나디아는 멜로디의 무심한 한 마디를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웃지 않고 무표정으로 있으니 설명을 해 주었다.

"소영, 너 이해했어? 멜로디가 한 농담?"
"아니... 무슨 카드?"
"카드 잃어버렸다는 말이 자주 쓰는 표현이거든. 어렵다, 헷갈린다는 뜻이야."
"아..."
"지하 4층에서 직원카드 만들어주잖아. 그러니까 거기 가라고 농담한 거야."
"하하하! 이제 이해했다."

나디아 덕분에 멜로디와 함께 웃을 수 있었다. 

 

멜로디하고는 인사만 하고 이야기한 적이 별로 없는데, 쿨한 성격인 것 같다.

 

사실 이해했다고는 했지만, 왜 웃긴지는 잘 몰라서 나중에 인터넷으로 '카드를 잃어버리다(perdre la carte)'를 검색해 보았다. 

 

과연 '헤매다, 혼란스럽다, 어렵다'라는 뜻이란다.

 


그리고 이게 왜 웃긴지 나중에야 알아차렸다. 

 

프랑스어로 '꺅뜨(Carte)'는 뜻이 두 가지가 있다. 카드와 지도. 

카드와 지도가 동음이의어니까, 직원카드 찾으러 가라고 농담을 한 것이다.

음, 동음이의어 농담이었구나. 나 혼자선 어렵지만 그래도 농담을 알아들으니 기분이 좋다.

 

하나 배웠구나! 고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