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일하는 건 역시 정신이 없다.
게다가 오늘 아침에는 놀랄 만한 소식이 있었다. 쉐프가 한 명 떠났다.
"새 부서 쉐프가 떠나게 됐으니까 행정처리 좀 해 줘."
"네? 떠난다고요?"
"응, 이제 우리 직원이 아니게 되었어."
"네?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공식 문서가 곧 올 거야. 그거 보면 알겠지."
"그래서 다음 주 휴가인데도 일한다고 한 거예요?"
"그런 셈이지. 그래도 회의는 되도록 잡지 마. 처리할 일이 많으니까..."
"아휴, 저런. 봉 꾸라지(힘내요)!"
"그래, 바로 그거야."
내가 봉 꾸라지(Bon courage: 용기내, 힘내)라는 표현을 쓰자, 이사벨이 지금 상황에 딱 맞는 표현이라고 말해주었다.
이상하게도,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별별 일이 다 생긴다. 나는 진심으로 내 상사가 맡은 프로젝트가 잘 되길 바라는데...
새로운 부서를 여는 프로젝트인데, 계속 뭔가 차질이 생긴다. 간호사들이 가뜩이나 부족한데 자꾸 그만둔다든지, 셰프가 두 번이나 바뀌질 않나, 반대하는 의사들도 있고.
아무튼 전체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너무 부족해서 모셔와야 할 수준이다. 의사들도 환자를 보기 힘들다고 화를 낸다. 사람 부족한데 꼭 이 부서를 열어야겠냐며 회의중에 흥분하기도 해서, 정말 이 프로젝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느낀다.
왜 힘든 일은 겹쳐 오는 걸까? 사실 나는 그냥 비서 일만 하면 되니 그렇게 힘들진 않지만, 주변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으면 나도 영향을 좀 받기 때문에 그냥 좀 궁금해진다.
정말 이 프로젝트가 잘 되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 있어서일까? 이것이 시련이라면... 누구를 위한 시련일까? 나??! 일하는 사람 모두?
아무튼 오늘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점심시간,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제일 마음이 놓인다.
프랑스의 승진 기념으로 먹은 샌드위치.
이 샌드위치를 먹을 때만 해도 이렇게 바빠질 줄은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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