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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쌀쌀해진 날씨와 할로윈

by 밀리멜리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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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겨울이 와버렸다. 

공원은 아직도 이렇게 예쁘건만, 어제 아침에는 눈이 오고 오늘도 2~3도의 날씨라 겨울패딩을 꺼내입었다.

 

 

공원에는 눈이 녹아서 웅덩이가 생겼다.


오늘이 할로윈인줄도 몰랐다. 오랜만에 떼아가 와서 초콜릿을 나누어주었는데, 나도 다시 사람들에게 나누어줘야겠다.

"떼아, 초콜릿 고마워! 진짜 오랜만이다. 아픈 건 괜찮아?"
"아니, 여전히 아파. 병원가서 항생제를 받아오긴 했는데 그래도 기분은 영 별로야."
"저런. 그래도 할로윈 기념으로 손톱 꾸몄구나, 예쁘네."
"고마워. 그런데 할로윈 코스튬은 안 된대."
"아무래도 병원이니까... 꾸미는 것도 좀 조심스럽긴 해."
"그나저나 너희 부서 힘들겠더라! 정부에서는 계속 열라고 압박하고, 의사들은 계속 반대하고... 기사도 난 거 봤어."
"응, 나도 봤어. 나야 그렇게 힘든 게 없지만 내 상사가 바쁘지. 요즘 점심도 안 먹고 일해서 안됐어."

점심을 먹고 나디아와 산책을 나섰다. 날씨가 정말 추워졌다.

"추워도 잠깐 이렇게 나와서 바람 쐬는 게 훨씬 좋아. 어제는 안 나갔더니 몸이 쑤시더라."
"그치? 아, 나무들 이렇게 예쁜데 벌써 눈이 오다니."
"나도 이민 온 첫 해에는 눈이 좋았는데, 이제는 걱정부터 된다. 애들 방한복이랑 부츠도 사야 하고. 참, 어제 수영간 건 어땠어?"
"수영 좋았어. 물을 엄청 먹었지만. 이제는 물에 뜨기는 뜨는데, 언제 숨을 쉬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팔 젓다 보면 발차기를 까먹어서 가라앉고... 하하하!"
"곧 나아질 거야."

나디아하고 말할 때는 내가 말을 흐리는 경우가 많은데, 나디아는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그건 나디아가 나처럼 이민자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와 나디아는 서로 못 알아들어도 좋은 게 좋은거지~ 하면서 앙뚜까~로 대화를 끝낸다.

떼아는 내가 못알아들으면 영어로 말하고, 대부분 다른 퀘벡 토박이들은 프랑스어 발음을 틀리거나 바로 고쳐주고, 웅얼거리면 잘 못알아들었다고 다시 말해달라고 요구한다.

'앙뚜까(En tout cas)'는 '아무튼' 이라는 뜻이다.

앙뚜까, 산책하는 건 좋은데, 밥도 못 먹고 일하는 이사벨에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녹차 한 잔과 초콜릿을 나눠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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