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파업 마지막 날이다. 아니, 마지막 날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이길 빈다.
아무리 잘 입었다고는 하지만 몇 시간동안 밖에서 서 있는건 정말 힘든 일이다. 컴퓨터 스크린을 오랫동안 보지 않고 눈을 쉬게 하니 그건 좋지만, 그래도 너무 춥다!
출근하고 크리스틴과 인사를 했다.
"오늘 진짜 춥대! 너 옷은 따뜻하게 잘 챙겨왔어?"
"응, 목도리랑 스노우팬츠랑 부츠도 다 가져왔지."
"바 있어?"
"바? 바가 뭐야? 부츠 말하는 거야?"
"아, 부츠 말고. 바. 양말(chaussette)!"
"아... 양말은 그냥 일반 양말 신었는데."
"그럴 것 같아서 내가 양말 하나 가져왔는데. 양모로 된 거라서 엄청 따뜻해. 내가 저번에 이야기한 거 있지? 코스트코에서 파는 양모."
"아하! 그거구나. 나 주는 거야?"
"너 괜찮으면. 내가 신었던 거지만 엄청 깨끗해. 나 코스트코에서 많이 샀거든."
"우와, 정말 고마워. 오늘 신어야겠다. 근데 양말이 바야? 스펠링이 뭐야?"
"B, A, S."
"고마워!"
크리스틴과 얼마 전 파업에 나갔을 때, 내가 발이 시렵다고 한 이야기를 기억한 모양이다. 그걸 생각해서 양말을 주다니! 배려심이 참 깊다.
그나저나 양말이 프랑스어로 bas 였구나... 아직도 프랑스어는 어렵네. Chaussette만 양말인 줄 알았는데 bas도 양말이었다. 발음은 '바'가 아니라 약간 '보어'같은 느낌이다. 퀘벡 억양이 들어간 것 같다. 못 알아들어서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배웠다!
그러고 보니 크리스틴이 특히 이것저것 잘 챙겨준다. 고마운 마음이 가득한 하루다.
'몬트리올 생활 > 공무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어 새해 인사 보나네! 건강하고 행복하길! (18) | 2024.01.04 |
---|---|
휴가 끝나고 업무 복귀 - 앗, 내 프랑스어 발음을 못 알아듣네? (7) | 2023.12.30 |
산부인과 병동 파티와 클리닉 접수 도와주기 (3) | 2023.12.14 |
시크릿 산타 선물과 내 음료 선택 (2) | 2023.12.13 |
추운 겨울날, 잘생긴 사람을 찾아서(?) (5) | 2023.1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