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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프랑스어 새해 인사 보나네! 건강하고 행복하길!

by 밀리멜리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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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이 미끄럽다. 요즘 눈도 많이 내리지 않고, -1도~ 영상 1도 정도의 온도가 계속되다 보니, 땅이 얼다가 녹다가 얼다가 녹다가 해서 아침에는 미끄러질까 살살 걸어야 한다.

연휴가 끝나고 돌아온 사람들이 모두 '보나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새해 인사를 한다. 친했던 동료들은 사무실 이사를 해서 복도가 썰렁해졌다. 점심도 함께 먹을 사람들이 없어 옆 산부인과 클리닉에 꼽사리 껴서 먹었다. 간호사인 아닉, 클리닉 접수실의 멜로디, 비서 나디아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

아닉과는 두번째 만남인데, 말이 정말 빠르다. 아닉이 말할 때면 무슨 말을 하는지 집중을 해야 겨우 몇 단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 

"보나네! 행복하고 건강해라!"
"응? 행복하고, 또 뭐라고?"
"건강하라고."
"아, 그렇지. 건강 중요하지. 고마워."

이 대화로부터 새해 축하 인사를 배워서, 그 다음엔 마주치는 사람마다 써먹었다. 

 

보나네! 건강하고 행복하길!

(Bonne année! Je te souhaite plein de santé et de bonheur!)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를 위해 넷이서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섰다.

 

이상하게도 다람쥐들이 숑숑 몰려드는 느낌인데, 멜로디는 그게 다 나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 다람쥐 오는 것 좀 봐! 너 때문이야. 네가 산책때마다 땅콩 들고 와서 나눠주니까, 너 알아보잖아. 오늘도 땅콩 없나 하고."
"히히히, 그런가? 오늘은 땅콩 없는데."

아닉이 바닥에 버려진 땅콩 껍질을 주웠다.

"그건 왜 주워?"
"다람쥐들 꼬셔보려고. 땅콩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있는 거 알면 장난하냐고 싫어하겠지만. 아, 저 하얀 다람쥐 너무 예쁘다! 이리 와, 쮸쮸..."

과연 다람쥐가 다가와서 아닉의 손에 든 땅콩껍질을 유심히 본다. 다람쥐가 땅콩 껍질을 가져가니 아닉이 기뻐 소리지른다.

"우왓! 가져갔다, 가져갔어! 하지만 껍질밖에 없지. 쳇, 버리는구나."

다람쥐가 땅콩껍질을 살펴본 뒤 바닥에 휙 하고 버린다. 

즐거운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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