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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못 알아들었는데... 꾸쉬꾸쉬가 뭐야?

by 밀리멜리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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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 병원에 출산 센터가 생겼다. 2년 전부터 출산 센터를 연다고 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번주에야 겨우 개원 했다. 대부분은 의료인력이 부족해서 미뤄진 거였다. 특히 간호사가 부족한데, 그래서 그런지 출산 센터의 간호사들은 이민자들이 많다. 

오늘은 출산센터 휴게실로 가서 간호사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래서, 이제 개원하니까 어때?"
"좋아, 좋아. 다들 기대하고 있었어. 오랫동안 대기상태였으니까 기다렸거든. 오전에 산모 하나 입원했고, 저녁에도 한 명 더 입원할 거야. 한 명은 자연분만이고, 한 명은 제왕절개인데... 누가 먼저 낳을지는 아무도 모르지!"
"와, 누구든 내일이면 낳겠네. 우리 병원에 첫 아기겠네?"
"그렇지!"

그러다가 다들 너무 말이 빨라지고 전문용어들이 나와서 잘 못 알아들었다. 약 이야기, 주사 이야기, 처방전....

 

간호사들 중 한 명은 프랑스 출신인데, 발음이 너무 우아하다. 그러다가 꾸쉬꾸쉬라는 말이 들렸는데... 그게 트라우마 경험이란다. 그게 뭔지 모르겠다. 꾸쉬꾸쉬라니?

 

점심을 다 먹고, 나디아와 공원 산책을 하며 물었다.

"나 아까 다 못 알아들었는데... 꾸쉬꾸쉬가 뭐야?"
"아!! 너 못 알아들었구나. 꾸쉬꾸쉬가 아니라 포스 꾸쉬야(fausse couche). 유산이라는 말이야. 아기를 뱃속에서 잃는 거."
"아, 그래서 그게 트라우마라는 거구나. 으음... 그 말을 몰랐어."
"그럴 수도 있지, 뭐."

뭔가 심각한 이야기인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늦게라도 알아 다행이다. 

 

간호사들이랑 이야기하면 매번 새로운 걸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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