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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잃어버린 5달러를 찾아 준 낯선 사람의 친절

by 밀리멜리 202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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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기도실에 가서 5분, 10분 정도 기도하거나 명상하는 게 좋은 휴식이 된다. 이 기도실은 종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명상하기 좋다.

나디아가 5분만 기도하고 가겠다길래, 나도 옆에서 명상하기로 했다.

 


자리를 잡고 있는데, 옆에서 기도하던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건다. 

"잠시만요. 혹시 5달러 잃어버리지 않았어요?"

하며 내게 꼬깃하게 접힌 5달러를 건넨다.

"아뇨, 제 거 아닌 거 같은데..."
"열흘 전에 여기다 떨어뜨리고 가셨어요. 기억나요?"
"아! 맞아요. 5달러 잃어버렸었는데."

그제야 기억이 났다. 난 주머니에 꼬깃꼬깃 접힌 5달러가 있는 기분이 좋아서(?) 가지고 다니다가, 어느 날 잃어버렸다. 그날도 나는 내가 그렇지, 허둥대는 거 하며 잃어버린 돈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분이 주워주셨다니!!

 


"받아요. 그 이후로 기도실에 다시 오지 않을까 해서 계속 찾아다녔어요."
"아... 정말 감사합니다!"

잃어버린 5달러를 찾다니. 완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돈을 받아드니 내가 접어놨던 그대로 빳빳이 접혀있었다. 

 


낯선 사람의 친절을 느낄 때마다 신기한 기분이 든다. 이 고마운 느낌...

명상을 하고 떠나기 전에 다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정말 고마워요. 저는 소영이라고 해요. 이름을 말해줄 수 있을까요?"
"나는 아이와예요. 라디올로지에서 일해요."
"반가워요. 정말 고마워요."

기도실을 나와 산책을 가면서 나디아에게 말했다.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 아까 그 사람이 내가 잃어버렸던 5달러 돌려줬어! 기도하는 사람들은 다 착한 걸까?"
"하하하, 기도하는 사람들도 나쁜 짓 해. 그렇지만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이전에 시내 쪽에 친구랑 기도하러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렸지 뭐야! 신용카드야 차단하면 되지만, 내 아이디랑 면허증이랑 다시 만들려면 그게 무슨 고생이야. 30분 넘게 돌아다니다가 결국 못 찾았어. 그런데 그날 오후에 누가 우리 집에 왔더라고? 알고 보니 내 지갑을 돌려주러 온 거야. 시내에서 우리 집까지 오려면 한참 걸리는데, 면허증에 적힌 주소를 보고 직접 돌려준 거지. 진짜 깜짝 놀랐어, 너무 고맙고..."
"아, 진짜 기분 좋다. 그치?"
"그러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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