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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상쾌하게 분다.
어제도 갑자기 좀 비가 오고 추웠었는데, 그래도 금방 해가 나니 좋다. 바람이 프레시하니까!
그래서 그런지 점심시간이 더 졸리다.
오늘 일을 열심히 하긴 했는데...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아 참, 보스 이사벨의 편지를 고치는 일을 했다. 비서라면 자주 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편지글 고치는 데 한참 걸렸는데, 요즘은 AI가 있으니까 엄청 빠르게 할 수 있다. 내 머리 쥐어짜내지 않아도 인공지능을 쥐어짜면 한 80퍼센트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AI에다 편지글 돌리고 있는데, 이사벨의 메세지 하나가 또롱 하고 올라온다.
"이 사람 논 바이너리니까 주의해서 고쳐 줘."
흐엉... 논바이너리?!!!!
논바이너리는 여자/남자로 성을 구분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쉽게 말해, 여자도 남자도 아니라는 뜻이다.
퀘벡 살면서 여자도 남자도 아닌 사람을 들어보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그런 사람을 위해서 편지를 쓰는 건 또 처음이다. 프랑스어는 글에 꼭 여자남자를 구분하기 때문에, 그걸 피하려면 또 이리저리 돌려 써야 한다.
하... 다양성을 존중해 주어야 하긴 하는데, 일이 복잡해진다.
왜 여자도 남자도 아닌 성을 선택했을까?
이 사람은 평생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렇게 성을 바꾸고 싶었을까?
어차피 알 수 없는 질문이다. 그냥 일이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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