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니까 공원이 엄청 예뻐졌다.
나디아와 나는 평소보다 더 멀리 걷고, 새로운 길도 가보기로 했다.
"오, 여기 예쁘다! 우리 매번 산책하면서도 이 길을 몰랐네."
"그러니까 말이야. 공원에 평소보다 사람 진짜 많네! 다 어디 있던 사람들이야? 우리가 단골이라고!"
추울 때도 꿋꿋하게 매번 눈밭을 해치며 산책하던 우리, 괜히 텃세를 부려본다.
"저사람들은 일을 쉬는 걸까? 아님 우리처럼 잠깐 나온 걸까? 소영아, 내가 여기 막 왔을 땐
평소와 다른 길을 택하니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햇빛이 쨍쨍해서 나무 그림자가 생기는 게 보기 좋다.
봄날의 공원 느낌 산뜻하다.
이번 주말부터 오타와에서는 튤립 축제가 한창이란다. 나디아는 주말에 세 딸들을 다 아빠에게 맡겨두고 혼자서 당일치기 오타와 여행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주말에 오타와 여행 어떻게 갈 거야? 아침에 일찍 출발해?"
"응! 엄청 일찍이야. 7시 출발. 내가 패키지 여행을 신청했거든. 여기서 출발해서 오타와에서 박물관 2개 보고, 크루즈 타는 일정이야."
"오, 좋다, 그거."
"우리 애들은 안 데리고 가. 애들 데리고 가면 어린이 액티비티가 있어야 하거든. 근데 오타와는 박물관 걷다 보면 다리 아프다고 찡찡거리거든. 남편도 차 운전하기 힘들다 하고. 그래서 나 혼자 패키지 신청했지! 나는 그날 자유야! 진짜 딱 두번째다. 첫번째는 내 생일날이었고, 이번에 두번째!"
엄마로서 챙겨야 할 게 많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도 작년 이맘때 딱 오타와에 갔었는데, 그때도 튤립 페스티벌에 맞춰 간 거였다.
신기하게도 나디아와 나는 그때 서로 모르는 사이였는데, 같은 날에 오타와에 있었다.
캐나다 오타와 여행: 팔라펠과 비건아이스크림, 한입의 행복!
날 따뜻해졌다고 금방 훌렁훌렁 벗어제끼는 사람들...
그런데 추운 곳에 살다보니 햇빛이 간절하게 느껴지긴 한다.
밖에 나와서 햇볕을 쪼이고 공기를 맡으니 정말 좋다.
자연이 좋아...
"나는 오타와도 좋은데, 휴가 간다면 몬트리올 근처 교외에 조용한 산속 오두막에서 아침 먹고 싶어."
"그거 좋다. 어디 찾아놓은 데 있어?"
"음, 구경은 해봤는데 예약은 안했어."
아침에 눈 딱 떴을 때 창문 밖으로 숲이 보이고 산책하고 나서 오두막 주인이 차려주는 아침 먹으면 끝내줄 것 같다.
이제는 어른들이 왜 나는 자연인이다 방송을 좋아하는 지 알 것 같다.
말벌 아저씨 영상도 한번 보고 웃고 가자.
언제나 웃음을 주는 자연인 말벌 아저씨
나도 꼭...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드러누워서 책을 읽고 휴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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