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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공원에서 운동하는 동료들

by 밀리멜리 2024.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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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공원산책이다.

 

북적북적하고 활기 넘치는 게 정말 여름이구나.

 

"이거 봐, 여름이잖아! 이런 때 누가 일하고 싶겠어?"

"그치, 그치."

 

하고 나디아와 얘기했다. 나디아는 간호사 스케줄 짜는 게 너무 힘들어서 결국 사직을 신청했다고 한다. 3개월 안에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날 텐데, 그러면 또 심심해질 것 같다.

 

이 공원에서 무슨 파티가 열리는 것 같다.

 

 

국기 색깔을 보니 이탈리아 사람들 모임인가?

 

아무튼 파티를 구경하는데 간호사인 레미가 딱 붙는 운동복을 입고 조깅을 하며 알로! 하고 인사한다.

 

"오, 레미! 매번 유니폼 입은 거 보다가 운동복 입으니 못 알아볼 뻔 했어!"

"아, 뭐. 여름이잖아. 운동해야지. 아참, 나디아 너 그만둔다며? 새로운 곳은 정해진 거야?"

"아니, 아직 안 정해졌지만 일단 기다리려고."

"아휴, 그래. 이해한다. 나도 사실 출산이 아니라 소아과에 가고 싶어. 어쩌다 보니 산과에서 오래 일했지만."

 

산부인과에 남자 간호사는 드물긴 하지만 가끔 보인다.

 

레미는 수염이 덥수룩하지만 가끔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간호사들 교육을 위한 영상을 찍기도 한다. 

 

여장을 할 땐 도로시라는 이름을 쓰는데, 그 영상이 얼마나 웃겼던지!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 팀에 있으면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또 공원산책을 하는데, 이번에는 그룹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지나쳤다,

 

그때 자전거를 탄 누군가가 봉주! 하고 인사하며 지나친다.

 

뒤를 돌아보니 소아과 의사인 줄리앙이다.

 

"엇, 줄리앙이네! 못 알아봤어."

"하하하, 나도."

 

자전거를 타는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오늘 아침에 봤던 줄리앙이 쓴 메일을 떠올렸다.

 

프로젝트마다 트집을 잡는 동료에 대한 불만 가득한 메일이었는데,

 

'내 멘탈 건강을 위해 더 이상 이 주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팀을 위해서도요!'

 

하는 말이었다. 

 

자전거 출퇴근도 멘탈 건강을 회복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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