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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간호사가 귀한 우리 병원

by 밀리멜리 2024.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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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외부회의가 있었다. 

 

사실 겨우 오픈한 병동이 문을 닫게 되었다.

 

이유는 뭐,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해서이다. 다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 일도 엄청나게 바빠졌는데, 뭐 이렇게 큰 일이 있으니 바쁜 건 당연하다.

 

한편으로는 인력이 부족해서 병원 문을 닫는 게 참 생소하다. 한국의 병원파업도 생각나면서...

 

그런데 한국이었다면 인력부족도 이렇게 심하지 않을 것 같고, 어떻게든 사람을 끌어다가 일을 시켰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는 친절하게도 미리 일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싫다면 강요하지 않고, 된다고 하면 1.5배 추가수당을 준다. 

 

그래도 간호사들 피곤해서 안될 것 같으니 병원 문을 닫자는 결론이 났다.

 

 

병원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울음을 터뜨리는 데이타임 간호사도 있었다.

 

나는 이게 울기까지 할 일인가 싶긴 하지만. 병원 문을 닫는건 여름동안만이고, 그동안 간호사들은 다른 병원에 파견되어 경험을 쌓고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치만 그걸 싫어하는 간호사들도 많고, 내가 간호사 입장이 되어보지 않았으니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다.

 

나이트타임 간호사들은 화가 난 것 같다.

 

새로운 병원에 파견되기 전, 병동이 문을 닫는 동안 간호사들은 휴가를 쓰라는 소식을 받았다. 그 소식을 들은 간호사는 노조에 연락해 '병동 문을 닫는 건 내 잘못이 아닌데, 왜 내 귀한 휴가를 써야 하느냐'고 항의했다.

 

바로 다음날 아침, 노조가 임원 사무실 문을 두드려 협상에 들어갔다.

 

결국 간호사들은 파견 전까지 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대로 급여는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이게 맞는 일인데, 아무튼 노조의 힘이 강하니 정말 좋다. 

 

 

아무튼, 이렇게 사람이 우선시되는 걸 보니 좋다는 생각이 든다.

 

임원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이 더 빠져나갈까봐 간호사 하나하나 귀하고 정중하게 대한다. 특히나 간호조무사는 더 귀하다.

 

울음을 터뜨리는 간호사 때문에 걱정되었는지, 임원들은 바로 정신과 상담사를 불렀고 병동에 와서 예약을 받고 있다.

 

덕분에 나도 상담예약을 하나 잡았다. 몬트리올에서 상담받으려면 한 시간에 15만원정도인데, 세상에 무료로 상담해준다!

 

상황이 어떻든 간에, 나도 도움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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