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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회의에서 잔뜩 칭찬을 받았다

by 밀리멜리 2024.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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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들의 회의에는 언제나 "싸바? 봉꾸" 시간이 있다.

 

"싸바? 봉꾸"는 '요즘 어떻게 지내? 잘 했어!"라는 뜻이다. 

 

봉 꾸 (Bon coup)는 프랑스에는 없고 퀘벡에만 있는 퀘벡 사투리 표현이다. 뜻은 잘했어! 수고! 굿잡! 칭찬합니다! 축하해! 등등을 모두 포함한다.

 

보통 봉꾸 시간에 셰프들은 "지난번에 날 도와줘서 고마워! 오드리에게 봉꾸!", "보건소 리모델링을 마쳤어, 봉꾸!" "프로젝트에 좋은 결과가 나왔어, 봉꾸!" 등등을 외친다.

 

이사벨이 이번에 나를 언급해 주었다.

 

"소영이에게 봉꾸를 주고 싶어. 어제 비상사태가 있었잖아. 나도 한껏 긴장해서 어깨 잔뜩 움츠리고 메일 보내고 있었거든. 그런데 나한테 차를 한 잔 갖다주더라고. "스트레스 해소하는 시나몬 차"라고 적혀있더라. 정말 감동받았어!"

 

오드리도 거들었다.

 

"맞아, 어제 퇴근하면서 나한테는 '잘 할 수 있는 거 안다'고 해주더라고.  나도 힘이 나더라."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났다.

 

어제 이사벨에게 차를 한 잔 주고, 오드리에게도 화이팅 해주며 퇴근을 했다. 여기저기서 칭찬의 말이 들리니 부끄러워서 숨고 싶었지만, 자연스럽게 내가 말할 차례가 되어서 말을 꺼냈다.

 

"그래도 많이 배워요. 그렇게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생겨도 다들 침착하게 차근차근 해결했잖아요. 그리고 저는 오드리가 웃는 거 정말 좋아요. 저도 봉꾸 줄게요!"

 

사실 그 행동들은 나를 위한 거였다. 주위 사람들이 편해야 나도 편해지기 때문에. 그래서 별로 칭찬받을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또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웠다.

 

그치만 결국 좋은 에너지로 돌아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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