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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음악 리뷰

Coldplay - Hymn for the Weekend, 토요일에 듣는 노래

by 밀리멜리 2020.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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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일이다. 주말이 그리울 때마다 이 노래가 듣고 싶다. 코로나 봉쇄로 모든 일과 학업이 취소되어서 주말이든 평일이든 구분할 수 없을 때는 이 노래가 별로 생각나지 않았지만, 다시 또 일상이 시작되고 토요일 쉬는 날이 간절히 기다려지니 이 노래가 저절로 떠오른다. 콜드플레이의 주말 찬가.

 

Coldplay - Hymn for the Weekend

 

 

Oh, angels sent from up above
You know you make my world light up
When I was down, when I was hurt
You came to lift me up
Life is a drink, and love's a drug
Oh now I think I must be miles up
When I was hurt, withered, dried up
You came to rain a flood

 

천사가 하늘에서 당신을 보내줬나요

내 세상을 환히 밝혀주네요

내가 힘들 때, 상처받았을 때

나에게 와서 일으켜 주는군요

삶은 술과 같고 사랑은 중독적이니

정말 황홀해지네요

내가 상처입고 약하고 말라갈 때

당신이 비처럼 홍수처럼 적셔주네요

 


So drink from me, drink from me
When I was so thirsty
We're on a symphony
Now I just can't get enough
Put your wings on me, wings on me
When I was so heavy
We're on a symphony
When I'm lower, lower, lower, low

 

그러니 마셔요, 내가 살 테니 마셔요

내가 너무도 목마를 때

심포니 음악을 틀어줄게요

마셔도 마셔도 좋네요

당신의 날개를 나에게 달아주세요

내가 너무 무거울 때

심포니 음악을 틀어줄게요

내가 가라앉아 있을 때

 


Got me feeling drunk and high
So high, so high
That I shoot across the sky

 

너무 기분이 좋네요

신나고 신나니까

저 하늘을 향해 쏘아올려요

 

 

이 노래를 가장 자주 들은 때는 학원강사로 일할 때였다. 수당 없이 주말 근무를 해야 했고, 아이들도 나도 주말까지 이렇게 공부를 해야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주말 근무는 나름 재밌었다. 해가 일찍 떴을 때 아이들을 만난다는 것도 신기하고, 나도 신이 나서 주말에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걸 많이 사주었다. 하지만 주말 수업이 또 좋은 이유는 감시하는 원장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그런 날은 아이들 숨통이 좀 트이도록 팝송을 틀어주곤 했다.

 

한참 늦게 출근한 원장은 내 교실에서 들려오는 팝송 소리를 꽤나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듯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수업진도도 제때 끝내고, 결국엔 아이들 시험 점수도 꽤나 잘 나왔기 때문에 나에게 별 잔소리를 하지 못했다. 나중엔 아이들이 팝송 틀어주는 걸 하도 좋아하다 보니 나중에는 그걸 아예 특별 수업으로 만들자고 했는데... 또 멍석 깔아주고 억지로 하면 그렇게 신나지 않은 점은 참 이상하다.

 

주말 수업이 끝나기 전에 이 노래를 틀어주고, "이제 주말이야! 이거 끝나면 집에 가서 놀아도 되겠다, 주말 너무 좋아, 그치?"라고 말하면, 이 노래가 끝날 쯤에 아이들도 엄청나게 신이 난다. 비록 이 노래 가사는 주말이니 사랑하는 사람과 술이나 실컷 마시자라는, 다소 건전하지 못한 의미를 갖고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 주말이 다가오기 전 신나는 그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노래를 들으면 똑똑하지만 말은 더럽게 안 듣는 아이가 하나 생각난다. 공부는 사실 무척 잘하지만, 오히려 청개구리 짓을 하고 공부 못하는 척하면서 말썽 피우는 중학생이었다. 가끔은 무례한 말도 툭툭 던져서 혼을 내기도 했지만 뭔가 미워할 수는 없는 아이였다. 한번도 그 애와 대화가 통한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어느날 그 아이가 먼저 친절하게 물었다. 

 

"쌤 그때 틀었던 '주말 좋다!'하는 영어 노래 제목이 뭐예요? 저 선생님 플레이리스트 너무 좋아요, 지금까지 튼 노래 다 알려주세요."

 

신난다!

 

당연하지, 신난다!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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