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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영상리뷰

넷플릭스 영화 더 프롬 (2020) 줄거리와 리뷰

by 밀리멜리 2020.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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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더 프롬(The Prom, 2020)은 최근 랭킹에 든 뮤지컬 영화이다. 감상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노래도 좋고 영상도 화려하고 내용도 독특하며 또 감동적이지만, 그 전달 방식이 조금 설교적이어서 그렇게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영화 더 프롬의 줄거리와 매력포인트를 소개한다.

  

 더 프롬 (2020) 줄거리

 

뮤지컬 영화, 더 프롬

미국 인디애나 주, 엣지워터 고등학교를 다니는 엠마라는 여자아이는 레즈비언이다. 그녀가 여자 친구와 무도회에 참석하려 하자, "엠마의 선택에 모욕감을 느낀" 학부모회(PTA)는 프롬을 아예 취소시켜 버린다.

 

이 소식을 SNS로 알게 된 뉴욕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들은 학부모회의 좁은 편견에 경악하고, 그들을 교화시키고 엠마를 돕겠다며 인디애나로 향한다.

 

 영화 더 프롬, 볼만할까?

더 프롬 로튼토마토 지수

토마토미터 61%에 관객 평점 74%이다. 이 평점에 나도 동의한다. 특히나 브로드웨이 느낌 가득한 번쩍번쩍하고 화려한 영상과 재즈 섞인 음악과 신나는 댄스, 감동적인 내용이 참 좋지만, 조금씩 깨는 장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화려한 캐스팅과 신나는 노래

 

메릴 스트립과 니콜 키드먼이 뮤지컬 영화를 찍었다니! 아무 생각 없이 클릭했는데 메릴 스트립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 (2008)>에서도 메릴 스트립의 노래가 좋았기 때문에 기대가 많이 되었다. 게다가 더 레이트 레이트 나잇 쇼의 호스트, 제임스 코든은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게스트로 초청한 적이 있어서 낯이 익다.

 

메릴 스트립과 니콜 키드먼의 노래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나르시스트 끝판왕 디바, 디디 앨런을 연기한 메릴 스트립은 정말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기력과 노래가 좋았다.

 

디바 중의 디바, 디디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

영화 더 프롬에서 가장 좋았던 노래는 메릴 스트립의 "It's Not About Me"라는 곡이다. 정말이지, 메릴 스트립의 이 노래 래가 이 영화 전체를 살렸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오늘 주인공은 내가 아니야"라고 말하지만, 노래의 가사와 그녀의 춤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디디, 메릴 스트립을 위한 노래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메릴 스트립이 아니지만, 메릴 스트립은 진정한 디바이자 주인공이다. 아, 정말이지 너무나도 매력적인 배우이다. 

 

 2시간짜리 글리(Glee)

 

더 프롬은 신나고, 화려하고, 감동적이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보며 딴짓을 많이 한 것도 사실이다. 사실대로 말하면 하이스쿨 뮤지컬 드라마, 글리(Glee)를 2시간동안 보는 느낌이다. 글리가 별로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난 뮤지컬 드라마 글리의 팬으로서, 그 내용이 막장으로 가더라도 마지막화까지 열렬하게 시청했다.

 

더 프롬의 배경인 인디애나 주와 글리의 배경인 오하이오 주가 가깝다는 점도 그렇고,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뮤지컬을 했으며, LGBT에 대한 논의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둘은 비슷한 점이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글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좋은 노래도 있는데 지루한 노래도 있다는 점이다.

 

앞서 소개한 메릴 스트립의 <It's Not About Me>는 내 플레이리스트에 당장 추가할 만큼 좋다. 글리에서도 좋아하는 노래만 선택해 다시 듣고 그 부분만 반복해서 보곤 했다.

 

반면에 별로 좋지 않은 노래는 빨리감기를 해버렸는데, 영화 더 프롬에서도 <Love Thy Neighbor>이라는 노래가 조금 지루했다. 노래와 메시지는 좋은데, 계속 그 구절을 반복하니 집중이 깨졌다. 성경 구절인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가사를 계속 듣다 보니 내가 설교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뮤지컬을 각색한 영화라 원곡 가사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을까? 더 재미있게 각색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 점이 아쉽다.

 

심금을 울리는 메시지와 구경거리만 있으면 되죠.

뮤지컬 무대를 준비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새로 준비한 노래의 악보를 보고 배리가 "끔찍하군!"이라고 말하자, "심금을 울리는 메시지와 구경거리만 있으면 된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제작진들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나머지는 메릴 스트립에게 맡긴 건 아닌지...

 

 

 인디애나와 정치적 올바름(PC)

 

영화의 재미와는 상관없이, 주제 자체가 LGBT(동성애) 이슈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영화 속 뉴요커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타들은 소위 깨어있고, 열려있으며, 편견(bigot)에 가득 찬 인디애나 사람들을 일깨워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올바름(PC)이 뭔지 알려줘야겠어!

인디애나 사람들이 보면 좀 많이 기분 나쁠 영화이다. 인디애나가 뉴욕 같은 대도시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기 사는 사람들이 모두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 이 영화가 인디애나 사람들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들어보자.

 

"Fist-pumping, bible-thumping
spam-eating, cousin-loving
cow-tipping, shoulder-slumping
finger-wagging, hoosier-humping
losers and their homely wives"

"주먹 흔들고 광신도에
스팸먹고 근친상간이나 하지
동물학대에 구부정한 등
손가락 흔드는 인디애나 촌뜨기들
루저에 촌스러운 주부들"

The Prom, <Changing Lives>

 

 

트럼프의 주먹 흔들기 (Fist-pumping)
No, no라는 의미의 손가락 흔들기 (Finger-wagging)

 

게다가 인디애나가 어딘진 모르지만, 레미제라블 1막 끝에 나오는 마을처럼 생긴 곳이라고 칭하며, 보나마나 연예인이 가면 굽신굽신하며 대접해 줄 거라 생각한다.

 

브로드웨이 뉴요커들은 열린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의 편견을 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만의 편견에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디애나 사람들이 다 그럴 리는 없지 않은가? 편견에 가득 찬 채로 다른 사람들의 편견을 깨야 한다고 노래하는 것이 참 기발하고 신선한 접근방법이다.

 

영화 더 프롬의 주인공은 프롬에 가고 싶어하는 고등학생 레즈비언 소녀이지만, 스토리상 뮤지컬 배우들의 존재감에 눌려 주인공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렇게 영화 초반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들이 주인공 소녀 대신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결국 주인공 엠마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험난한 세상에 맞서려 한다.

 

사실 이런 사회문제의 해결책은 자기 자신의 편협함을 인식하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에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건 그렇고, 스팸 먹는게 뭐 어때서,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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