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공부

미국주식 - 2020년 4분기를 "가장 이상한 어닝 시즌"이라고 말하는 이유

by 밀리멜리 2021. 2. 10.

반응형

뉴욕 증시가 어닝 시즌에 들어서면서 회사마다 2020년 4분기의 실적 발표가 나오고 있다. 증시 분석가들은 이번 발표된 실적을 살펴보며 "이번 어닝시즌 참 이상해..."라고 평가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일까?

 

 

 2020년 주식시장의 특이한 점

 

가장 특이한 점이라고 한다면 주가가 엄청나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크게 피해를 본 에너지, 숙박, 여행, 항공 분야를 빼고는 어지간한 미국 기업들은 크게 상승했다. 전염병으로 경제가 크게 타격을 입었는데, 그 와중에 주식시장만은 활황을 경험했다.

 

코로나 덕분에 집안에서 생활을 하고,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도와준 자이언트 테크주들이 고공성장을 한 것은 물론이고, 적자를 본 기업들까지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이를 두고 "좀비회사들이 주식시장에서 날뛴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2020년 1년간의 S&P 500 지수 변화

미국 주식시장의 추이를 알 수 있는 S&P 500 지수의 2020년 그래프를 보면, 판데믹 봉쇄가 일어났던 3월 이후 엄청난 성장을 했고, 2019년보다 주가가 더 크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주식 시장이 활황인 게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전체적으로는 활황세이지만, 이번 실적발표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전년도보다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더 많아졌다. 주로 여행/에너지 기업들이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한 타격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대 테크기업들은 정말 이보다 돈을 더 벌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큰 수익을 기록해서 돈방석에 앉았다. 

 

코로나로 혜택받은 IT 업계

이런 업계간 정반대의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월스트리트 투자 분석가들은 둘 다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적자를 기록한 약한 기업들은 주가가 떨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2020년은 그렇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이런 약한 기업들에 투자하는 성향이 강했고, 이 때문에 많은 분석가들이 분기마다 주가 전망과 목표치를 재조정했다. 경제 전망은 좋지 않은데, 주가는 상승하니 목표치 재조정과 재조정이 반복되는 해였다.

 

 

 4분기 미국 주가 상승 이유

 

이렇게 IT 거대 회사들이 미친듯이 돈을 찍어내듯 벌어들이고, 그 판에 끼지 못한 좀비 회사들조차 주가 상승을 누린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백신 공급으로 인한 코로나 종식 기대

무엇보다도 코로나가 종식될 거라는 희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률이 점점 증가하고 이제 이 전염병이 정말 끝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아직 미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2021년 2월 9일 현재 12.8% 정도로 높진 않지만, 어쨌든 백신이 공급되고 사람들이 백신을 맞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로 미국인들은 벌써 마음이 벅차 보인다.

 

2021년 2월 8일 세계 백신 접종률 현황

세계 백신 접종률 현황을 보면, 이스라엘이 63%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아랍에미리트(44%), 영국(18%), 미국(12%), EU(3%) 순이다. 미국의 경우 10명 중 9명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2020년 거의 1년동안 제대로 나가서 돈을 쓰지 못했으니 억눌린 소비욕구가 차오를 대로 차올랐을 터이다. 

 

시티은행의 전망에 따르면 현재 쓰이지 않고 그냥 쌓여서 놀고 있는 돈이 5조 달러나 된다고 하니, 그 돈이 쇼핑으로 가든 주식시장으로 가든 어쨌든 경제는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 바이든 정부의 1.9조 달러 경기부양책

 

백악관과 의회 모두를 장악한 바이든 정부가 통 크게 경기 부양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9조 달러의 부양책을 제시하며, 최저임금과 건설 인프라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경기 부양책을 두고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 혹은 인플레이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이 경기부양책이 통과될 것이라고 보고 계속해서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이런 낙관적인 전망은 괜찮을까?

 

무조건 낙관적인 전망은 주의해야 한다. 오늘의 미국 경제 활황이 백신과 경기 부양책이라는 미래 희망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이 희망이 스러진다면 경제도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무조건 통과한다는 보장도 없다. 물론 민주당이 상원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 정책이 무조건 통과되는 거였다면 바이든이 재계 인사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지지를 부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약 통과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의 불안과 패닉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백신도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 미국의 백신 공급량은 충분하지만, 그 접종률이 10% 정도에 머무른다는 말은 다시 말해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백신 맞기 싫다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또, 변종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기승을 부리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백신이 나온다고 코로나가 기적처럼 없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는 병약하지만 주식시장만 강한 2020년, 많은 사람들이 "가장 이상한 시즌"이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 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