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으로 인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백신이 개발되었다고 한순간에 코로나가 종식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언제쯤이면 자유로운 일상을 되찾게 될까?
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
백신 접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이스라엘에서는 벌써 국민의 30% 이상이 접종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상황을 잘 살펴보면 백신 접종 후 우리 생활이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접종자와 비접종자를 비교 연구했는데, 백신을 맞은 지 12일까지는 코로나 확진율에 아무 차이가 없다가 13일째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고, 14일째부터는 30%이상 확진율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백신 접종이 높은 이유는 빠르게 물량을 공급하고 보관시설을 구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부 차원의 캠페인이 큰 역할을 했다. TV, 라디오, SNS를 이용해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고, 이스라엘의 유명한 오피니언 리더들, 특히나 종교적 리더인 랍비나 이맘의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집단 면역이 가능하려면...
백신 접종 우선 대상은 노인들이나 의료업계 종사자들이다. 세계 곳곳의 중환자실에 있는 코로나 환자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다. 노인들의 신체는 연약해서 산소호흡기가 있어도, 산소 호흡기 자체가 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사망률이 높다. 그래서 노인들의 접종률은 더욱 높은 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집단 면역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도 중장년층의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백신을 맞기 거부하는 사람들이 중장년층에 많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백신을 맞을까?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2차 접종이 필요하다. 1차 접종만으로도 약간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확실한 코로나 종식을 위해선 2차 접종이 필수적이다.
유전무병, 무전유병?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듯, 자본의 힘은 인간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나라는 대부분 부국들이고, 가난한 나라는 백신을 구하기가 힘들 뿐더러 당장 먹고 사는 게 코로나보다 더 큰 걱정인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부자 나라만 면역이 생긴다면 코로나 종식은 먼 이야기가 될 것이다. 모든 나라에서 어느 정도의 면역력이 있어야 코로나 종식이 가능하다. 특히나, 백신의 면역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조금 더 싼 백신의 등장이 간절해진다. 현재로서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서 백신을 개발중이지만 아직 임상실험이 부족한 상태이다. 어느 나라든지 좋은 백신을 싸게 생산할 수 있다면 엄청난 외교적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코백스가 뭘까?
이러한 나라간 백신 공급의 불평등을 해소할 만한 것이 바로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이다. 코백스는 전 세계 백신 연합으로, 나라의 경제력과 상관없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백신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적인 공조 협력체이다.
172개의 가입 국가가 백신 개발금을 지원하고, 코백스는 그 자본으로 저소득국가와 위급한 국가들을 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공급부터 유통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니 코백스에 가입해서 개발금을 지원한 국가들은 비교적 고소득국가이자 서로 돕고 살자는 착한 연맹임을 알 수 있다.
이 와중에 그렇게 돈 많다는 미국이 코백스에 가입하지 않은 건 참 놀랄만한 일이지만-- 대통령이 트럼프인 것을 감안하면 그럴만하다 싶기도 하다. 트럼프가 돕고 살자는 것에 관심이나 있었을까? 바이든 정부로 들어섰으니, 미국이 코백스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심 좀 챙겨야지...
우리나라도 코백스에 가입되어 있어, 인구의 20%인 천만 명 접종 분량을 코백스로부터 공급받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그냥 받는 것만이 아니라, 백신의 제조법을 전달받아 직접 한국에서 백신 위탁 생산을 하기로 되어있다. 아직은 허가 단계에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인데,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그 계약이 되어 있다. 올해 1분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주식시장에 상장된다고 하니, 매력있는 회사인 듯 하다.
화이자,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어떤 것이 좋을까?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될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가 될 것이다. 물론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효과가 더 크지만, 이 두 가지 백신은 상대적으로 비싸다. 특히나 화이자 백신은 -70도에서 보관되어야 한다고 하니, 백신가격보다 보관가격이 더 비싼 지경이다. 특별한 콜드체인이 없으면 선택할 수 없으니 경쟁력이 떨어진다. 화이자 주가가 그렇게 크게 오르지 않은 건 이유가 있는 듯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냉장보관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며, 제조법도 많이 알려져 있어 위탁생산에 적합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나 EU쪽에서는 미국 제품보다는 영국-스웨덴 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를 선호할 것이다. 물론 약간의 국뽕(?)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제조-유통-보관이 더 용이하기 때문에 특히나 EU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위탁생산이 잘 된다면 아마도 코백스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개발도상국에 공급할 백신으로도 아스트라제네카가 많이 생산되게 될 것이다.
영국에서는 자국 회사뿐 아니라 7가지 백신을 여러가지 구비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쎄, 이건 영국이 자국 회사를 못믿어서 다른 나라의 백신을 산 것 같지는 않다. 영국은 변종 바이러스가 있으니, 아무래도 최선의 면역 효과를 위해 여러 종류를 구비해놓은 듯 하다.
어떤 백신이 가장 좋다라고 말할 수 없다. 아직까지 백신의 면역성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오늘은 화이자 백신의 효능이 가장 강력해도, 3년 뒤까지 오래 지속되는 백신은 다른 백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처럼 종류를 다양하게 구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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