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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

그래픽카드 가격 비싼 이유 - 2021년 1월, 새 컴퓨터를 사고 싶어도 참아야 할 때

by 밀리멜리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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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IT 전문가들은 이미 예전부터 느끼고 있겠지만, 지난해 8월 컴퓨터 CPU 시장이 대격변을 겪었다. 인텔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CPU 시장에서 AMD가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폐업 위기의 AMD를 1위로 이끈 CEO, 리사 수

 

리사 수(Lisa Su)가 CEO로 취임하기 전 AMD는 위태로웠다. 인텔이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었고, AMD의 시장지분은 보잘것 없는 수준이었다. AMD의 매출 중 많은 부분이 PC 외의 제품이었을 정도로 PC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AMD의 구원자, CEO 리사 수

2014년 리사 수가 취임한 이후로, 그녀는 기술 발전에 크게 투자했다. 이러한 그녀의 전략은 회사를 단순화시켜 더욱 더 기술발전에 집중하도록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제품 라인을 합리화시키고 다각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나 작년 7월, 그녀의 기술 집중 전략은 큰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 AMD가 새롭게 출시한 Zen 2 칩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판도를 바꾸는 것, 사람)였다. 성능면에서 인텔칩보다 월등히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더 저렴했던 것이다.

 

2020년 7월 폭락한 인텔 주가 
2020년 7월 이후 급등한 AMD 주가

하반기부터 CPU는 인텔보다 라이젠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특히나 많이 들었는데, 실제 컴퓨터 시장에서는 그 열기가 엄청나게 뜨거웠다. AMD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두 회사 모두에게 게임 콘솔기 칩을 공급하고 있다. 데스크탑을 위한 CPU칩과 그래픽 카드도 날개 돋힌 듯이 팔리고 있다.

 

역시나 이 두 라이벌 회사의 경쟁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두 회사의 엇갈림이 무척이나 흥미롭고, 더욱 지켜보고 싶게 만든다. 

 

 

 

 

 

 

 왜 컴퓨터 구입을 미루어야 하는가

 

회사끼리의 경쟁은 그렇다 치고, 계속된 코로나 판데믹으로 컴퓨터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개인들에게 있어서, 획기적인 칩이 새롭게 발표된 작년 하반기는 아무래도 컴퓨터 사기가 부담스러운 해였다. 그건 바로 그래픽 카드 때문이었다.

 

컴퓨터 가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그래픽카드이다. 비트코인이 등장해 투기 열풍이 불면서부터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미친듯이 올랐다. 이렇게 새로운 칩이 발표되었지만, 이전 세대의 칩들은 이미 다 소진된 상태이고 새로운 칩은 아직 가격이 비싸니, 전문가들은 이때쯤이면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까 하고 예측하고 있었다.

 

컴퓨터 사고 싶은데, 그래픽 카드 아직 많이 비싼가요?

하지만 "컴퓨터를 나중에 사라"던 그들의 예측이 틀렸다. 2021년 현재 우리가 알게 된 것은 AMD가 새로 발표한 그 칩이 정말로 빠르고 성능이 좋다는 후기만 들을 수 있고,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칩은 구할 수 없어서 모두가 아우성이고, 이 와중에 컴퓨터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금 컴퓨터를 사면, 작년보다 성능은 더 후진 컴퓨터를 더 비싼 값에 사야 한다. 경제 소식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렇게 뒤쳐지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비트코인도, 테슬라도 사놓을걸! 컴퓨터도 미리 사놓을걸... 모두가 포모를 느끼는 한 해인 것 같다. 포모란 미국에서 생긴 신조어로,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될까봐 걱정하는 두려움을 뜻한다.

 

 

 그래픽카드는 왜 이렇게 비싸졌을까?

 

첫째로, 비트코인의 채굴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채굴은 말 그대로 거대한 광산에서 블록체인이라는 보물을 캐내는 작업과 같다. 이 채굴은 암호화폐를 채굴하려는 모든 참여자 사이에 경쟁을 일으키고, 모두가 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좋은 장비를 구비하고 싶어한다. 암호화폐의 채굴 장비는 바로 그래픽 카드이다.

 

하지만, 채굴자들이 뭐 얼마나 많다고 그래픽 카드가 품귀현상까지 일어날까? 그 이면에는 바로 그래픽카드가 소모품이라는 점에 있다. 채굴은 엄청난 수학 연산을 요구하는 강도 높은 작업인데, 그래픽 카드는 과도하게 사용하면 결국 타버린다. 또한, 그래픽 카드의 메모리가 좋을수록 암호화폐를 채굴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이들은 그래픽카드가 타기 전에 얼른 새것으로 바꿔버린다. 수익에 혈안이 된 채굴자들이 그래픽 카드 더 사는 것쯤이야 뭐 그리 대수이겠는가.

 

둘째, 차세대 게임 콘솔의 출시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모두 둘 다 차세대 버전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물론 이 두 회사의 게임칩들은 칭찬이 자자한 AMD에서 공급하게 된다. 이 두 회사의 경쟁 덕에 칩의 수요는 미친듯이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셋째, 트럼프 대통령도 그래픽 카드 가격 폭등에 한 몫 하셨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그래픽카드에 무려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 역시도 미중관계가 좋지 않아 발생한 보복성 조치이다. 25%의 세금으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은 모두 소비자에게 떠넘겨진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악화된 미중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봉쇄로 인해 컴퓨터가 어느 때보다도 수요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컴퓨터 가격이 조금 더 싸질 수 있을까?

 

 

 

* 그래픽 카드 비싸진 이유 요약

 

1) 암호화폐, 비트코인 채굴

2) 게임 콘솔 인기 증가

3)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4) 판데믹으로 인한 컴퓨터 수요 증가

 

 

*포모(FOMO) 뜻 : Fear of missing out, 소외될 것 같은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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