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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눈운동 EMDR - 도파민과 아세틸콜린

by 밀리멜리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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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 기능을 높여주는 아세틸콜린

 

뇌 관련 기사를 읽다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인지 기능을 높여주고 뇌신경손상을 정상화시킨다는 정보를 보았다. 아세틸콜린이 알츠하이머 병의 악화 속도까지 줄여주며, 손상된 뇌세포를 회복시켜준다는 기사였는데 계속 읽어보니 제약회사의 뇌기능 개선제 광고인 것 같아 뭔가 속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아세틸콜린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쓰이며, 뇌기능 활성에 도움을 주는 것은 맞는 정보이다. 뇌에서 기억을 하기 위해서 여러 부위에서 아세틸콜린이 분비되며, 혈압, 심장박동, 근육의 흥분과 수축, 장의 활동 등등 많은 신체활동에 필수적이다. 다만, 아세틸콜린은 화학 약품 없이도 간단히 분비된다. 

 

아세틸콜린은 그저 우리가 어떤 특정한 활동에 집중하기만 해도 분비된다. 흥미 있는 활동, 좋아하는 활동에 집중하기만 하면 뇌에 스포트라이트가 켜지듯 아세틸콜린이 분비되며, 뇌의 시냅스가 활성화된다.

 

좋아하는 음악만 들어도 뇌기능이 활성화된다

가장 쉬운 예로,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만 해도 아세틸콜린이 분비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산책까지 한다면 금상첨화이다. 음악을 들으며 감동을 받으면 우리 몸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고, 이 도파민이 쾌락을 선사하며 에너지와 의욕이 생겨난다. 

 

이 때, 아세틸콜린도 분비되어 음악에 대한 집중력을 강화시키고, 음악을 더 듣게 만든다. 그래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실제로 기분 뿐만 아니라 몸의 에너지가 재충전된다. 아세틸콜린이 분비되면 기분 뿐 아니라 신체의 근육까지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집중하기만 해도 아세틸콜린이 분비된다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눈운동

 

이런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이용한 트라우마 치료법이 있다. 1987년 프랜신 샤피로 박사가 개발한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이라는 치료법인데, 그저 눈을 좌우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정신적 외상과 부정적인 경험을 떨쳐낼 수 있다고 한다.

 

눈의 움직임으로 트라우마를 치료한다

물론 이런 치료법에 대해 회의적인 연구자들도 있다. 안구운동으로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치료사가 적절한 훈련을 받아야 하고, 충분하고 꾸준한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눈을 좌우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떨쳐낼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EMDR 순서

 

1. 트라우마나 부정적인 감정을 조심스럽게 하나씩 떠올린다.

 

2. 눈을 감거나 뜬 상태로 1분 동안 눈을 좌우로 왔다갔다 움직인다.

 

3. 잠시 쉬고 그 생각을 다시 떠올리며 1~2회 반복한다.

 

4. 고통스러운 감정이 정리되면 그 다음 단계의 감정을 떠올린다.

 

 

 EMDR의 원리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눈운동이 트라우마를 치료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왜 하필 눈을 좌우로 움직여야 하는 걸까? 상하로 움직이면 그 효과가 없을까? 

 

연구진이 EMDR의 매커니즘에 관해 연구를 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 이외에는 확실한 결과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처리되지 못한 정보가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 압도되었던 기억이 눈의 좌우운동을 통해 처리된다는 가설이 있다. 상하운동에 관한 연구는 찾지 못했다.

 

눈을 좌우로 움직이면 부정적인 정보가 처리된다

그 중 가장 그럴듯한 것은 눈의 좌우운동이 뇌의 아미그달라를 진정시킨다는 가설이다. 아미그달라는 편도체라고도 불린다 우리가 생존이 달린 위협적인 상황에 놓여졌을 때, 뇌의 아미그달라가 활성화되어 분노, 증오, 슬픔, 절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낸다.

 

이 생존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인간은 싸우거나 도망가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앞으로 걸어가는 신체적 활동이 아미그달라를 진정시킨다는 것이다. 숨거나 도망가는 대신, 앞으로 나아가면 아미그달라의 활동이 줄어들고 도파민 보상이 주어진다. 그래서 앞으로 걷기만 해도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든다.

 

다만 정신과의 치료실에서는 치료비를 받고 환자에게 걷기를 시킬 수 없으니, 그와 비슷한 효과를 주는 눈의 움직임으로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신체적 활동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좌우를 살핀다. 걷지 않고도 똑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눈을 좌우로 움직이고 그에 반응한 뇌가 아미그달라를 진정시킨다는 원리이다.

 

앞으로 걷기만 해도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진다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걷는 행동이 도파민을 분비해 보상을 주고 뇌 속의 두려움이 억제된다. 잠시라도 좋으니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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