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6일,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아시안계 6명 등 8명이 숨진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일요일이었던 21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아시안 혐오범죄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지난 한 해 코로나 위기와 인종차별 위기를 동시에 겪어야만 했다"며, 코로나 판데믹 동안 인종차별적 분위기가 고조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는 애틀란타 총격 사건 이후 일어난 것이긴 하지만, 아시안 혐오에 대한 구조적인 차별을 모두 비판하고 나섰다.
BBC 뉴스 기사에 따르면 지난주 애틀랜타 총격사건의 용의자는 인종차별 범죄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런 변명을 들어줄 가치조차 있는지 잘 모르겠다. 총격 사건을 일으킨 것은 인정해도,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히기는 싫은 모양이다.
인종차별 범죄가 아니라는 말에 덧붙여, 범인이 "나쁜 하루를 보내고 저지른 일"이라는 경찰의 발표도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나쁜 일이 있었다고 총으로 사람을 쏘는 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이니, 아예 없는 게 나을 뻔한 발언이었다.
코로나 판데믹이 시작한 이후로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이 더 심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본인이 중국인이 아니라고 해도 소용없다. 사람들 눈에는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베트남인이든 다 똑같이 보이고, 애초에 국적을 귀담아 듣고 알아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인종차별을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시키고자 시위를 계획하고 참여한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눈앞의 불의를 묵인하지 않고 지역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며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더 나은 변화가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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