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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

재미로 알아보는 레딧 월스트리트벳(wallstreetbets)과 밈스톡(meme stock)

by 밀리멜리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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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스톡(meme stock)이란, 인터넷 짤방이라는 뜻의 밈(meme)과 주식이라는 뜻의 스톡(stock)의 합성어이다. 올해 게임스탑 사건으로 이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벌써 몇년 전부터 쓰인 유행어라고 한다.

 

인터넷 짤방과 주식의 합성어라니, 뭔가 장난스럽고 재미있을 것 같기만 하지만 이 밈스톡들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장난스럽지만은 않다. 

 

웃겨보이지만 웃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영향력...

 

 

 밈스톡의 근원, 레딧 월스트리트벳 

 

밈스톡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의 월스트리트벳(wallstreetbets) 게시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로 젊은 나이의 개인 투자자로, 회사의 펀더멘탈을 분석하기보다는 유행에 따라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밈스톡의 변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레딧 웹사이트의 wallstreetbets 게시판

 

이 서브레딧 게시판을 이용하며 밈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주로 개인 투자자들로, 월스트리트 헤지펀드들을 증오하며 그의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레딧 vs 헤지펀드

오래 전부터 레딧 유저들은 헤지펀드 투자자들을 싫어했지만, 사실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개인들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 싸움이 격해지고 헤지펀드가 다시는 레딧 투자자들을 얕볼 수 없게 된 게임스탑 사건이 일어난다.

 

 

 가장 상징적인 밈스톡, 게임스탑

 

게임스탑(GME)이야말로 가장 핫하고 충격적인 밈스톡일 것이다. 2021년 1월, 비디오게임 중고판매 회사인 게임스탑을 공매도하려던 헤지펀드 세력과 이를 막으려는 레딧 투자자들의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레딧 투자자들은 힘을 모아 게임스탑 주식을 사들였고, 결과는 놀랍게도 엄청난 숏 스퀴즈로 나타났다.

 

게임스탑을 두고 아직도 계속되는 그들의 싸움

1월 말 일어났던 숏 스퀴즈 덕에 헤지펀드 몇몇이 파산했다. 밈스톡의 승리이자 헤지펀드는 쓰디쓴 패배를 맛보았다. 개인 투자자가 기관을 이긴 것이니 엄청나긴 했지만 곧 열기가 사그라들고, 숏 스퀴즈도 끝나 주가도 정상적으로 4~50 달러를 웃도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는 모양이다. 레딧 게시판에 가면 게임스탑으로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는 글과 계속해서 게임스탑을 존버하라고 부추기는 글들이 넘쳐난다.

 

GME를 계속 사라고 부추기는 짤

게임스탑의 실제 가치는 $40~60 정도라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그것도 이미 몇 달 전 이야기니 지금은 가치가 변동되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게임스탑의 가치는 부풀려진 듯 보이고, 그 부풀린 가격을 계속 유지해나가는 레딧의 영향력은 역시 무시할 수가 없다.

 

 

 

 원조 밈스톡, 테슬라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wallstreetbets 레딧 유저인 것은 비밀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 레딧 링크를 올리는가 하면, 갖가지 레딧 유행어나 짤방들을 가져다 포스팅하며 밈스톡을 공공연하게 지지하고 나섰다.

 

일론머스크 트윗: 밈을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

지금이야 테슬라의 위상이 엄청나지만, 몇년 전만 해도 테슬라는 레딧 유저들이 좋아하는 별 볼일 없는 밈스톡 취급을 받은 적이 있다.

 

테슬라는 그냥 그런 밈스톡인가?

위 짤방이 만들어진 것은 2020년 초반으로, 이 때 테슬라 주가는 100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과연 누가 1년 전에 테슬라가 800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렇게 치솟았던 주가가 와르르 무너져 600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앞으로 더 무너질지, 더 치솟을지도 종잡을 수가 없다.

 

이처럼, 미친 듯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이 밈스톡의 특징이다.

 

일론 머스크 밈

 

 

 여러 가지 밈스톡

 

레딧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져서 아웅다웅 다투는 것을 보면 재밌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번거롭기도 하다. 미국 주식을 투자할 때 고려할 요소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레딧 투자자들이 어떤 주식을 좋아하고, 어떤 주식에 달려드는가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으면 조금 더 신중하고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게임스탑과 함께 많이 회자되는 밈스톡은 바로 AMC이다. 미국 최대의 극장 회사로, 판데믹 때문에 운영 수익이 감소해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게임스탑과 마찬가지로 공매도 세력이 몰려 레딧 유저들이 방어전을 펼쳤고, 그에 따라 지금은 9달러 정도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AMC의 주가변동

그래프를 보면 게임스탑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변동성이 널뛰듯 춤추는 것을 보니 사람들이 혹할 만 하지만 AMC의 실제 가치는 겨우 1달러 정도라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월스트리트: AMC 좀 그만 사!

레딧: 사지 말라고? 이제부터 더 많이 살거야!!

 

역시 AMC에서도 청개구리처럼 고집스러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팝콘먹으며 보는 재미가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이 1달러 가치라고 판단한 주식을 9달러, 최고 20달러까지 치솟게 한 레딧 유저들은 역시 장난이 아니다.

 

4월 2일 레딧에서 언급이 많았던 밈스톡

여기에 언급된 주식들 대부분이 내게는 생소하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구닥다리 주식이 많다는 느낌이 든다. 게임스탑도 중고 게임 판매 회사이고, AMC도 극장 회사에다, BB는 블랙베리가 아닌가? 요즘 누가 블랙베리를 쓴다고... 

 

아무튼, 밈 스톡에 투자하려면 엄청난 변동성이 있을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유행이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주의해야겠다. 

 

2월 4일 기준 올해 세자리수 상승한 밈스톡 16개 (출처: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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