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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

디스커버리 클래스 B 주가 115% 급등 - 존 말론과 리버티 미디어 그룹

by 밀리멜리 2021.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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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디스커버리 클래스 A를 비롯한 미국 미디어 주들이 아케고스 창립자 빌 황 사태로 줄줄이 추락한 사건이 있었다. 그 이후, 디스커버리의 클래스 B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해 거래가 정지되었다. 그 원인은 비록 불투명하지만 이 사건에 누가 연루되어 있고, 어떻게 그런 주가 상승이 가능한지 알아보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

 

 

 디스커버리 클래스 B 거래정지

 

요즘 미국 주식시장은 미스테리에 이어 미스터리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미디어 주식(비아콤 CBS, 디스커버리, 쇼피파이 등)들이 지난주 줄줄이 추락했을 때, 다들 누가 이런 짓을 벌인 것인지 궁금해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은 아케고스 창립자인 빌 황의 투자 실패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미스터리가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곧이어 디스커버리 클래스 B 주식이 115% 급상승을 보여 과열되자, 거래가 정지되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일 때문에 이런 급상승이 일어났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디스커버리 클래스 A는 하락하고 클래스 B는 급상승했다 (출처: 블룸버그)

클래스 A나 클래스 B나 같은 회사의 주식 아닌가? 왜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나는 거지?

 

 

 미국 주식시장에서 클래스의 의미

 

디스커버리 클래스 A랑 B가 따로 나뉘어져 있었구나...! 하고 뒤늦게야 깨달았다. 알고 보니, 디스커버리는 클래스 A, B뿐만 아니라 C까지 있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클래스 A는 뭐고 클래스 B, 클래스 C는 뭔지 궁금해졌다.

 

  • 클래스 A: 일반주.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갖는다.
  • 클래스 B: 슈퍼 보팅 주(Super voting share). 보통 1주당 10개의 의결권을 갖는다.
  • 클래스 C: 의결권이 아예 없는 주식

클래스 B인 슈퍼 보팅 주는 아주 소량으로만 발행되며, 2차 시장에서는 매매가 불가능하다. 

 

구글의 예를 보더라도, 일반 투자자들은 Alphabet A와 Alphabet C를 살 수 있지만, 경영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슈퍼보팅주 Alphabet B는 찾아볼 수가 없다.

 

 

 

 한국 시장에서는 보통주와 우선주

 

정리하면, 한국의 보통주는 미국의 클래스 A와 비슷하고,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미국의 클래스 C와 비슷하다. 한국은 1주 1 의결권 원칙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서, 미국과 같은 슈퍼 보팅 주가 없다.

 

이렇게 주식 종류를 찾다 보니, 아빠와 함께 처음 주식 차트를 봤던 일이 생각난다.

 

"아빠, 삼성전자는 뭐고 삼성전자(우)는 뭐야?"   

"(우)가 붙은 건 우선주라는 뜻이야. 우선권이 있지만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가 없어."

 

아빠가 친절히 설명해 주셨지만, 당시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의결권이니 투표권이니 생소하고 주주 총회가 열리는 줄도 모르는데 의결권이 꼭 중요한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소액 개인투자자의 입장이고, 실제 회사의 결정을 쥐락펴락할 수 있을 정도의 거액 투자자라면 의결권이 투자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리버티 미디어와 존 말론 제국

 

이번 숏 스퀴즈는 미국 미디어 재벌 리버티 미디어 그룹이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디스커버리 클래스 B의 94%를 리버티 미디어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 출처: 블룸버그) 디스커버리 클래스 B의 거래량이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존 말론이 이끄는 리버티 미디어 (출처: 가디언)

리버티 미디어는 미국의 초대형 미디어 그룹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구단과 포뮬러 원(F1)을 소유하고 있는 거부이다. 존 말론은 "케이블 카우보이", "미디어의 버크셔 헤서웨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고, 그가 소유한 리버티 미디어 그룹은 존 말론 제국이라고 불린다. 과연, 존 말론은 미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땅을 소유한 존 말론. 초록색 부분이 존 말론의 사유지이다.

리버티 미디어의 자사인 리버티 트립어드바이저 홀딩스(Liberty Tripadvisor Holdings Inc.)와 리버티 글로벌(Liberty Global PLC)도 각각 클래스 B에서 급작스러운 상승이 일어나 거래가 중지될 정도였다.

 

급상승한 리버티 미디어의 자사주들 (135%, 42% 상승)

모두 거래량이 적은 슈퍼 보팅 주이고, 존 말론의 리버티 미디어 그룹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전문가들은 마진거래 트레이더들 때문에 숏 스퀴즈가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자본을 차입해서 거래하던 마진거래 트레이더들이 빌 황 사태 때문에 디스커버리 클래스 A주식이 추락하자, 대신에 디스커버리 B로 몰리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아케고스의 빌 황 사태도 놀라운데, 연이어 또 다른 사건이 빵빵 터져 나온다. 한편으로 흥미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왜 월스트리트 헤지펀드를 싫어하는지 공감이 가는 사건이다.

 

 

아케고스 사태, 빌 황 한 사람이 미국 증시를 폭락시킬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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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마지막 주, 미국 증시에서 매도 물량이 넘쳐나며 주가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주로 중국 기술주인 텐센트, 바이두, 미국 미디어 주식인 비아컴 CBS, 디스커버리, 쇼피파이 등의 주가가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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