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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태어나자마자 로열 젤리로 만든 백신을 맞는 꿀벌들

by 밀리멜리 2021.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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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엔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는데, 인간이 전염병 백신을 처음으로 발명한 것이 아닐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인간보다 더 먼저 전염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만들어낸 생물은 바로 꿀벌이다.

 

 

 면역력이 낮은 꿀벌

 

꿀벌은 수천마리가 함께 군집생활을 하는 생물이라, 전염병이나 바이러스가 퍼졌을 경우 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무리생활을 하는 생물 대부분이 강한 면역체계를 갖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꿀벌은 다른 동물보다 면역체계가 그다지 강하지 않다. 꿀벌은 무리생활을 하지 않는 벌 종류보다 면역 관련 유전자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지어 살지만 면역력이 약한 꿀벌들

 

심지어 꿀벌은 먹이활동도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지기 더욱 쉽다. 이 때문에 곤충학자들은 왜 감염위험이 높은 환경에 사는 꿀벌이 면역체계는 그다지 강한지 않은데도 전염병으로 잘 죽지 않는지 궁금해했다.

 

2015년에 시작한 일리노이 대학의 연구가 최근 발표되었는데, 연구결과가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간단히 말해, 벌들이 바이러스에 잘 감염되지 않는 이유는 어릴 때 백신을 맞기 때문이다. 

 

 

 꿀벌은 어떻게 백신을 맞나?

 

인간과 비슷하게, 꿀벌도 아주 어릴 때 백신을 맞는다. 정확히 말하면, 여왕벌이 알을 낳기 전에 병원균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알에 주입한다.

 

이렇게 부화하기 전 여왕벌이 전해준 단백질이 첫번째 백신이고, 부화한 뒤 유충 상태일 때 일벌들의 간호를 받으며 두번째 백신을 맞는다. 

 

여기에서 또다른 궁금증이 생긴다. 움직이지 않고 평생 알만 낳는 여왕벌이 어떻게 백신을 구했을까? 백신은 곧 병원균을 일으키는 단백질인데, 이 병원균은 외부에서밖에 구할 수 없지 않은가?

 

답은 여왕벌이 먹는 로열 젤리에 있다. 여왕벌은 태어난 순간부터 평생 일벌이 분비해내는 로열 젤리만 먹는데, 그 안에 일벌이 외부에서 가져온 병원균이 섞여 있다.

 

여왕에게 바치는 로열 젤리엔 백신도 들어 있다

 

또한 일벌 유충들은 태어나서 얼마 동안은 로열 젤리를 먹고 이후 꿀이나 꽃가루로 주식을 바꾸는데, 유충일 때 먹은 로열 젤리가 백신 역할을 해서 꿀벌은 총 두번 백신을 맞게 된다.

 

 

 로열 젤리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로열 젤리는 젊은 일벌의 머리에서 분비되는데, 앞서 말했다시피 모든 유충이 로열 젤리를 먹는다. 하지만 로열 젤리는 여왕벌을 위한 것인데, 벌들은 여왕벌이 필요하면 여왕벌 후보 유충에게 3~4일간 로열 젤리만 먹인다.

 

꿀은 달지만 로열젤리는 쓰고 시큼하다

 

로열 젤리는 로열(Royal, 왕족)이라는 이름처럼 벌의 신분을 결정짓는 귀한 음식이다. 벌이 로열 젤리를 먹으면 여왕벌처럼 몸이 커지고 수명이 10배로 늘어나며 매일 2000개의 알을 낳게 된다. 신기한 점은 여왕벌에게 오래된 로열 젤리를 먹였더니 단백질 성분이 파괴되어 여왕벌의 특징을 잃고 일벌처럼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해진 벌도 다시 신선한 로열젤리를 먹으면 여왕벌의 몸이 된다.

 

로열 젤리에 관한 연구는 벌에 그치지 않고 초파리에도 적용되었는데, 로열 젤리를 먹은 초파리는 여왕벌처럼 몸집이 커지고 알을 2배나 많이 낳았다고 한다. 비슷한 곤충이지만 다른 생물에도 로열 젤리의 효과가 적용된다는 것이 놀랍다.

 

벌의 수명을 10배까지 늘려서일까, 로열 젤리는 장수식품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식약청에서는 로열 젤리가 효능이 없다고 판명이 나 건강식품 원료에서 제외되었다. 아마 소화기능이 약한 곤충들에게는 효과가 엄청나겠지만, 인간의 소화기능은 그보다 더 강력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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