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집에 가서 라면을 주문하려는데 친구가 물었다. 이 친구는 요즘 동양문화에 푹 빠져서 일본어도 배우고 싶고, 한국어도 배우고 싶고, 중국어도 배우고 싶다고 한다.
"라멘은 한국어로 뭐라고 해?"
"한국어로도 비슷해. 라멘은 라면이라고 해."
"롸...묜? 이렇게 발음하는 거 맞지? 나 '묜'은 누들이라는 거 알고 있어."
"어떻게 알았어?"
"요즘 중국어 배우는데, 중국어로 '미엔'이 누들이잖아."
"오... 중국어 잘 배웠네!! 맞아, 한국어로도 면이 누들이야."
"그럼 '롸'는 무슨 뜻이야?"
"롸...?"
"나도 몰라. 라면이 라면이지 뭐. 메뉴나 보자."
"우와, 고를 게 많네. 여기서 동그라미 쳐서 점원에게 갖다주면 되나 보다."
"나는 얇은 면, 돼지고기, 파 많이, 김도 넣고, 계란도 넣어야지."
"오, 나도 그렇게 먹을래! 여기에 숫자 +1 +2 이렇게 붙은 건 1달러 2달러씩 추가요금 붙는건가 본데..."
"이 메뉴에 나루토가 뭐야??"
"나루토?"
"일본 애니메이션 아냐?"
"나도 만화라는 건 아는데... 나루토 추가하면 천원이래. 궁금하니까 먹어봐야지."
친구는 그렇게 나루토가 뭔지도 모르고 나루토에 동그라미를 쳤다. 곧 점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다.
"여기 나루토가 뭐예요?"
"오, 저도 여기 일한 지 얼마 안되어서 설명하기가 힘든데... 흰색에 핑크색이 들어간 어묵 같은 거예요. 드셔보세요, 괜찮아요. 저는 그거 맨날 먹어요."
"그럼 하나 주세요."
나루토는 알고보니 흰색 어묵이었다. 아마 소용돌이 모양 때문에 나루토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궁금해서 시켜볼 것 같다. 아주 좋은 마케팅 수법이군...
이곳 라면은 정말 국물이 진하다. 솔직히 너무 진해서 처음 먹을 땐 머리가 띵할 정도였는데, 이것도 먹으면서 점점 익숙해지나 보다. 아무튼 라면만 먹어도 꽤 배가 부른데, 내 친구는 여러가지 샐러드도 함께 시켰다.
이 샐러드는 손도 안댔는데 배가 불러와서, 나머지 모두 포장해서 가져왔다. 라면만으로도 엄청 배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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