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산드로네 집에 놀러갔을 때,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지만 특히나 잊을 수 없는 음식이 하나 있다.
까망베르 치즈!
이 때 처음으로 까망베르 치즈를 먹어봤다.
산드로는 치즈 덩어리 통째로 호일에 싸서 오븐에 구워냈는데, 그러면 치즈가 퐁듀처럼 녹아버린다.
바게트를 하나 집어 그 녹은 치즈에 찍어 먹었더니
부드럽게 흘러드는 고소한 우유맛!
햐... 사람들이 이래서 까망베르 까망베르 하는구나 싶었다.
오븐에 녹여서 그런지
치즈가 아니라 찐한 우유크림을 먹는 맛이어서 바로 반해버렸다.
할로윈 날에는 친구 까미유네 집에 점심식사 초대를 받았다.
까미유도 함께 산드로네 집에 초대를 받았었는데, 난 그 때 먹었던 맛있는 까망베르 치즈를 잊을 수가 없어서 마트에 들러 하나 사가기로 했다.
이걸 사갈까?
프레지덩은 들어본 적 있는 브랜드이다. 버터가 맛있다고 하던데...
포트너프? 이 치즈를 사볼까?
아니면...
왜 치즈가 이렇게 많은거야... 😲
원래 치즈에 관심이 없어서 치즈코너는 그냥 지나치는 편이다.
근데 막상 사려니까 종류도 많고, 브랜드도 많고, 가격도 다 달라서 어지럽다.
와... 뭘 사야 하는 거야?
산드로네 집에서 먹었던 것이 뤼스틱 치즈였던 것 같다.
아마 비슷한 맛이겠지?
막상 친구네 집에 도착해 오븐에 치즈를 녹였더니...
뭔가 비주얼이 불안하다.
산드로네 집에서 먹은 것과는 다르게 발냄새도 좀 나고... 😂
고소하고 폭신폭신한 우유맛이 아니라 그냥 끈덕끈덕한 치즈 느낌이다.
좀 실망스럽다.
내가 브랜드를 착각했거나 녹이는 방법이 달랐거나... 뭔갈 잘못한 모양이군.
나는 치즈를 두어번 찍어먹고는 기대했던 맛이 아니라 다른 것만 집어먹었다.
나: "그런데, 왜 내가 가져온 까망베르는 산드로네 집에서 먹은 것하고 다르지? 그때 엄청 맛있었는데!"
까미유: "왜? 이건 맛없어?"
나: "이건 비슷하긴 한데 좀 냄새가 나잖아."
까미유: "냄새 난다고? 그냥 치즈 냄새인데?"
까미유는 잘 모르겠다는 듯 바게트 조각으로 치즈를 바닥까지 긁어먹었다.
나는 발냄새가 난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까미유가 워낙 잘 먹길래 그냥 내버려 두었다.
나: 아무래도 난 치즈에 더 적응을 해야겠다. 치즈는 정말 모르겠어...
까미유: 난 맛있는데. 너가 맛이 없다니 좀 아쉽다. 하긴, 난 네가 한국음식 가져올 거라고 기대했거든.
나: 아! 다음에 해줄게 ㅋㅋㅋ
치즈는...
그냥 여기 사람들에게 맡겨야 겠다.
왜 내가 만들면 맛이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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