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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공짜 점심을 먹다니 운이 좋다!

by 밀리멜리 2022.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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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점심도시락을 가져가지 않고 카페테리아에서 사먹을 생각을 했다. 지금 한창 사무실을 옮길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노트나 책 같은 자잘한 물건들을 챙겨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가벼운 게 좋다.


이곳에서 일한 지도 벌써 3개월이 되고 수습기간도 끝났다. 내 첫 사무실이라고 해야 할까, 임시로 있었지만 벌써 정이 들었다. 사무실이 꽤 쾌적하고, 창문도 있고, 문을 닫으면 혼자 조용히 있을 수도 있어서 정말 맘에 든다.

 

조용하니 좋군!

이 빨간 문과 복도가 정말 그리울 것 같다. 동쪽 사무실 사람들도... 엄청 살갑지는 않지만 그래도 두루두루 챙겨주어 고맙다. 

이삿짐은 다 싸두었지만 언제 정확히 이사할지는 모르겠다. 사람들에게 간다고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이사 날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어제 에릭에게 떠난다고 작별인사를 했는데 오늘 또 만나서 어! 하고 약간 어색한 인사를 나누었다. 미뤄지는 것, 그것이 퀘벡 공무원인 것... 늦어지면 늦어지는대로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진다.

 

사무실 복도

새 사무실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다만 식당밥이 맛있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새 사무실도 나름대로 쾌적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오늘 점심시간에는 이래저래 밀린 일을 처리하다 식당에 늦게 도착했다. 너무 늦게 도착했는지 음식 용기에 뚜껑을 다 닫아놓았는데, 밥 먹을 수 있으려나? 서성이고 있으니 좀 어려보이는 남자애가 식당 스태프인지 내게 와서 말을 걸었다.

"좀 늦게 왔네! 우리 벌써 닫았는데. 다음에는 좀 더 일찍 와. 음... 수프 먹을래?"
"그래도 괜찮아? 고마워, 수프 먹을게."
"그래, 우리 좀 일찍 닫으니깐 다음부터 12시 45분 전에는 와야 해. 저쪽 디저트도 챙겨 가."

디저트 메뉴가 많았다. 빵과 사과, 초코크림푸딩이 있었다. 그런데, 식판에 디저트를 담고 계산하려고 하니 계산 스태프가 없었다.

"엇, 어떡하지?"
"내가 말했잖아, 너무 늦게 왔다고. 괜찮으니까 그냥 가져가."
"정말? 돈 안 내도 괜찮아?"
"응, 그냥 가져가. 다음부턴 일찍 오고."
"이걸 돈 안내고 먹다니... 메르씨(고마워)! 정말 고마워!"

 

공짜 점심과 디저트


정말 고마워서 메르씨 메르씨 하다가 메르씨만으로는 고마운 마음이 표현되지 않아 나도 모르게 한국식으로 꾸벅 인사를 했다. 내 인사를 받고 당황했는지(?) 그 스태프도 고개를 꾸벅 내게 인사를 했다.

우와! 공짜점심이라니! 오늘 정말 운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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