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방전 잃어버리고, 핸드폰 놓고 다니고 갖가지 덤벙대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도 핸드폰은 책상 위에 있었다.
오늘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잃어버린 처방전을 찾으러 어제 방문했던 병원에 들렀다.
"안녕하세요, 처방전 놓고 왔다고 연락받아서요..."
"아! 드디어 왔군요. 어떻게 처방전 떨어뜨린 것조차 모를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저도 이해가 안 가네요."
"자, 여기 있어요. 성급하게 하지 말고, 앞으론 잃어버리지 마요!"
"정말 고맙습니다."
점심시간 1시간을 이용해 어째저째 결국 찾아 왔다.
다시 일터로 돌아오니 아침부터 들어온 업무가 쌓여 있다!
이거 빨리 다 하고, 연수도 받아야 하고, 회의록도 써야 하는데...
왜 이렇게 할 게 많지? 정신이 없어서 일을 빨리 처리해버리려고 했다.
덕분에 방금 점심시간에 배운 '너무 급하게 하려다가 실수를 하니 꼼꼼히 챙기자'라는 교훈을 바로 잊어버렸다. 일에 빠져서 그런 것 같다. 돌아서면 까먹고 돌아서면 까먹는구나!
일을 막 처리하고 있는데, 상사인 이자벨이 메일을 보냈다.
"너 일 빨리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꼼꼼히 물어보고 천천히 해도 돼. 그렇게 일하면 덜 복잡할 거야."
일의 본질이 뭔지도 모르고 일단 빨리 끝내려고 메일보내기부터 해서 이자벨이 아무래도 브레이크를 잡아준 것 같다... 아고, 부끄러워라.😅
남친, 병원 비서에 이어 이자벨까지 나보고 성격이 급하다고 말한다.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인이라서 그렇다고 이제 말할 수도 없다. 나의 덤벙대는 수준은 그 이상이니까...
그래도 오늘 더 나은 점이라면, 핸드폰 가방에 있는지 계속 확인했고, 가방 지퍼 제대로 잠겼는지 확인했고, 메일 보내기 전에 한번씩 읽어서 실수한 점은 없나 살펴본 것이다. (하지만 두 개의 오타가 있었는데 모르고 보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급한 성격이 바로 바뀌지는 않을 터인데, 하루만에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역시 급한 성격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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