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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불꽃놀이를 공짜로 구경할 수 있는 빠삐노 지하철 역

by 밀리멜리 202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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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남친과 불꽃놀이를 보러 가기로 약속했다. 지하철 타고 가면 공짜로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렀다. 그런데 하필, 지하철이 연착이란다. 10분, 15분... 지하철이 안 오니 불꽃놀이 시간을 놓칠 것 같았다.

"어떡하지? 도착하면 놓치겠다."
"어쩔 수 없지. 우리 잘못도 아니잖아. 아마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많이 놓쳤을 거야."

조급한 나와 달리, 남친은 어쩔 수 없는 일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음.. 좋은 마음가짐이야.

몬트리올에서 불꽃놀이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빠삐노 역 근처, 쟈크-까띠에 다리 바로 앞이다. 빠삐노 역에서 나오자마자 불꽃 터지는 소리가 펑 펑 하고 들린다.

"우와...!"

역에서 나오자마자 건물 사이로, 나무 사이로 크게 불꽃이 보인다.

"오, 여기서 불꽃 봐도 되겠는데? 여기 앉아서 볼까?"
"아니야, 여기까지 왔는데 더 크게 크게 봐야지."

 

나는 여기서 봐도 될 것 같은데, 남친은 좀 더 크게 봐야한다고 길을 재촉한다.

 

 

역시 밤 촬영은 쉽지 않군!

 

 

"어디까지 가야 해? 여기서 봐도 충분히 큰데."

"바로 저 건물만 지나면 돼."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거야? 

 

주변을 둘러보니 그냥 길가에 앉아서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건물 사이사이로 빼꼼하게 보이는 불꽃을 구경하며 계속 걸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집에서 불꽃 실컷 보겠네!!

 

드디어 불꽃 명당에 도착했다.

과연, 불꽃이 엄청 크게 환하게 보였다. 사람들 규모도 어마어마해서 경찰들이 통제하느라 진땀을 뺀다.

"어이! 무단횡단 하지 마세요!!"

'생도'라는 명찰을 단 경찰 생도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조그마한 불꽃이 로켓 발사하듯 위로 솟구친다. 웅성웅성하는 소리도 들린다. 나도 이번 불꽃이 얼마나 클 지 기대가 된다.

"오, 저기 간다!"

다른 불꽃보다 더 높이 올라가더니 엄청 큰 불꽃이 터졌다. 

퍼어어엉!!

소리도 어마어마하다. 

이 큰 불꽃이 터지자 관중들이 감탄하며 박수를 보낸다.

 

핑크, 초록, 파랑이 섞인 삼색 불꽃도 터진다.

 

분수처럼 터지는 황금 불꽃

 

 

황금분수 불꽃은 터지고 나서 팔랑팔랑하게 폭죽이 떨어지듯 예쁜 무늬를 그리며 사라진다.

 

 

이 분수 모양의 불꽃이 메인 테마인가 보다.

 

 예쁘긴 정말 예쁘다.

 

불꽃이 멈췄다. 

나는 불꽃놀이가 끝난 줄 알고 가자고 재촉했다.

"얼른 가자! 지하철 엄청 혼잡할 거야!"
"잠깐, 잠깐. 아직 안 끝난 것 같아. 기다려 봐."

 

30초 정도 기다리니 정말 다시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오, 아까 그 불꽃이구나!

 

어? 근데 엄청 터지네?

 

불꽃이 펑펑펑펑펑 하고 연속으로 계속 터진다.

피날레에는 불꽃을 따발총 쏘듯이 다다다다다 하고 여러 개를 한번에 발사한다.

 

 

몇 개 터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있는 거 다 때려붓는 느낌이다.

 

드디어 진짜 끝이 났다.

불꽃을 다 보고 나니 어쩐지 마음이 벅차다.

예쁜 걸 보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구나.

 

집 가는 발걸음이 신난다. 귀청 터지듯 펑펑 하는 소리를 들으니 스트레스도 싹 풀리는 느낌이다.

 

 

끝나자마자 지하철로 달렸다. 

 

덕분에 지하철의 혼잡함을 겨우 피했다.

지하철에서는 어느 밴드가 브루노 마스의 곡을 연주한다. 

 

사람 엄청 많은데, 오늘 돈 좀 버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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