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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비오는 월요일, 같이 힘낼까?

by 밀리멜리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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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말 잘 보냈어?"

월요일의 인사는 항상 이렇게 시작한다. 옆 병동의 쿰바와 출근길에 마주쳤다.

"푹 자고 푹 쉬었어. 근데 오늘 날씨 이상하지?"
"그러니까. 어제는 엄청 덥더니 오늘은 왜 추워?"
"비가 계속 안 오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하루종일 비가 올 것 같아. 천둥도 치고."

정말 날씨가 이상하다. 한여름인데 16도로 쌀쌀하다. 오늘 사람들이 긴팔을 많이 입었다.

"그나저나, 읽고 있다던 책은 다 읽었어?"
"아니, 정말 어려워."
"그럼 한주에 하나가 아니라 한 달에 한 권 읽는 걸 목표로 해 봐."
"그래야겠다!"



마리-크리스틴이 휴가를 끝내고 돌아왔다.

"마리, 뉴욕 갔다 왔다며? 휴가 어땠어?"
"뉴욕은 정말 볼 게 많더라. 어휴, 엄청 걷고 엄청 보고 음식도 엄청 먹고. 아시아 식당에 정말 많이 갔어."
"더웠지?"
"엄청 더웠지! 거기다 걷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그래도 뉴욕은 뉴욕이더라. 좋았어. 넌 휴가 안가?"
"9월에 가긴 하는데 아직 계획을 못정했어."
"그래? 우리 커피 마시러 갈까?"
"음.. 커피 마실까 말까 고민이긴 한데... 좋아!"

커피를 줄이고 있어, 오늘은 치즈케익과 녹차를 마시기로 했다. 

카페테리아의 디저트는 다 고만고만, 맛이 그냥 그렇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옆 사무실의 떼아가 와서 함께 수다를 떨었다.

"있지, 우리 집 주인이 나 없는 사이에 수도 확인한다고 그냥 들어온대. 진짜 화나! 미리 말해줬으면 재택근무했을 텐데. 나 없을 때 내 방에 들어간다는 게 정말 싫어. 이따 오라니까 꼭 지금 확인해야 한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네. 저번에도 무례하더니 이번에도 또 무례하네."
"그러니까 말야, 정말 화나. 에휴, 뭐 어쩔 수 없지 뭐."

떼아는 두어번 화난다고 말하더니 곧 이렇게 말했다.

"아, 일단은 커피가 있으니 기뻐!"  
"너 정말 대단하네. 화난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게 정말 빨라. 부정적인 상태에 있더라도 금방 긍정적으로 돌아오네."
"그러려고 노력하는 거야."
"내가 아침에 만약 집주인이랑 싸웠으면 계속 기분 나빴을 텐데. 대단하네."
"고마워! 나 그리고 어제부터 담배도 끊었어."
"정말? 잘됐네! 진짜 잘 결심했어. 기분은 어때?"
"아직 괜찮아. 별로 밖에 가서 피우고 싶다는 기분이 안 들어. 좀 피곤하지만, 괜찮아."
"그래, 대신에 잠깐 산책하는 건 같이 하자."

 

화난 상태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태도가 정말 놀랍다. 이런 건 배워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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