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는 웃음

by 밀리멜리 2022. 8. 6.

반응형

요즘은 살짝 업무 스트레스가 있다. 워낙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은 공석인 다른 비서의 일까지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미뤄놨던 일들이 슬슬 해결되고 좀 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악! 멈췄어!!

한참 엑셀파일을 정리하다 화면이 멈춰버렸다. 

 

침착하게, 침착하게... 

 

일단 기다렸다.

잉? 계속 응답 없음이다. 다시 만들어야지 뭐... 괜찮아, 괜찮아. 

 

스트레스 받을 땐 잠시 휴식을...

 

오늘은 파니의 마지막 날이다. 나도 요새 밀려오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파니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우리 일은 정말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생기는 일도 많고, 좀 골치아픈 일들도 있고... 나도 너 새로 가는 곳 일이 궁금해."
"거긴 여기랑 완전 달라. 일정관리나 메일 정리 안 해도 되고, 그냥 리포트만 점검하면 돼. 골치아픈 일이 없으니 완전 편하지."
"그래? 나도 관심이 가는데..."

파니는 그 말을 듣자마자 나에게 대기명단으로 갈 수 있는 연락처를 뽑아줬다.

"만약 일을 옮기고 싶으면 여기로 전화하면 돼. 다만 지금 옮기면 좀 패널티가 있어."
"패널티가 뭔데?"
"정직원에서 임시직으로 가는 거니까, 그 동안은 휴가가 안 쌓이고 3개월간은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어."
"아, 그 정도는 패널티도 아니네 뭐. 아무튼 고마워."

그냥 입버릇처럼 다른 곳 알아보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로 그 길이 주어지니 기분이 묘하다. 진짜로 일을 옮기는 걸 생각한 건 아닌데, 아무튼 혹시 모르니 파니가 준 좋은 정보는 잘 간직해야겠다.

그나저나 나는 찬이 앞에서 '힘들어, 피곤해'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모양이다. 내 투정 받아주기 힘들단다. 내 변명을 하자면, 직장에서는 못 알아듣는 프랑스어 때문에 바짝 긴장해 있다가 찬이 앞에서는 한국어로 말할 수 있으니 긴장이 풀린다. 그러다 보니 버릇처럼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사실 매일매일 하는 업무가 힘들다기보단, 지금 이 순간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그 순간이 힘들다. 계속 되묻기는 하지만, 그냥 왜 이 사람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을까 그냥 답답하다. 당연히 언어란 건 그렇게 빠르게 습득할 수는 없는 거지만. 

다행히도 동료들은 이런 나를 이해해준다. 내가 모르는 퀘벡 문화나 표현을 자꾸 가르쳐준다.

점심시간, 떼아가 회의실의 컴퓨터로 유튜브를 켜고 재밌는 거나 보자고 한다. 그때 크리스틴이 말했다.

"소영이한테 그거 보여주는 거 어때? 팔루드 루얄로 스시 만드는 거. 재미있을 거야."
"아, 그거! 재밌지! 좋아, 좋아!"
"응? 루얄 팔루.. 그게 뭐야?"
"한번 봐봐. 너 반응이 궁금하다."

팔루드 루얄.. 정체가 뭐든.... 매우 징그럽고 컸다. 사실 대합조개라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30NezSeVOog

 

저걸로 초밥을 만들다니!


이 영상은 프랑스어로 되어 있지만 아무튼 못 알아들어도 웃기다.

 

어떡해... 웃음이 터지는 걸 ㅋㅋㅋ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