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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외국어가 어려워도 막장 스토리는 더 잘 들린다.

by 밀리멜리 2022.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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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몬트리올에 정착한 지 4년.

 

왠만한 컬처 쇼크는 이제 컬처 쇼크도 아닌 것처럼 그냥 익숙해졌다... 고 생각했다.

 

점심시간, 떼아, 마리-크리스틴, 쟝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놀랄 만한 이야기가 나왔다.

"얼마 전에 우크라이나 남자에게 머무를 집을 찾아줬어. 일단 공항에서 도착하자마자 빈 방에서 이틀 묵고, 멀리 떨어진 지방 내 친구 집에 임시 숙소를 찾아 줬어."
"대단하다, 그런 일도 하고."
"이탈리아인이라고?"
"아니, 우크라이나! 흠, 이탈리아인이었으면 더 좋았을 걸. 이왕이면 건장하고, 잘생기고, 요리 잘하고!"
"하하하하!"

 

"아무튼 임시 숙소가 차로 몇 시간 걸리는 거리니, 나랑 또다른 친구랑 함께 데려다 줄 겸 친구 만날 겸 해서 같이 갔거든. 도착해서 같이 밥 먹고 놀다가 우리가 방에서 영화를 봤어."
"그런데?"
"간식이 먹고 싶어서 과자랑 그릇 찾으러 잠시 부엌에 내려갔거든. 한 1분도 안됐을 거야. 내려갔다 올라오니, 갑자기 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리지 뭐야?!"
"저런!"
"그 사이에 눈이 맞아서 그러고 있던 거야! 그 짧은 사이에! 방문도 열려 있는데!"
"세상에!"

"난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계속 서성거렸지..."

이 막장 스토리에 여러 감탄사가 나왔다. 브와용동! 따바누쉬! 퀘벡에서는 프랑스 감탄사 '울랄라'를 아무도 쓰지 않는다. 

"게다가 내 친구는 이미 오래된 애인도 있었는데, 그 우크라이나인이랑 하고 싶다고 바로 해버린 거야. 그래서 그날로 헤어졌대. 나랑도 연락을 끊고."
"뭐?"
"그 둘은 만난 지 3시간도 안되었는데, 서로 사랑한다고 하면서 임시 숙소도 버리고 어디론가 가버렸어. 정확히 말하면 뭐, 그런 짓을 했으니 쫓겨난 거지만. 내가 떠나고 나서도 시도때도 없이 했대. 그 친구는 애인도 버리고, 친구도 버리고, 애인과 살던 집도 버리고, 직장도 버리고. 아마 둘이 지금 같이 있을 거야."

"근데 둘이 말이 통한대? 우크라이나 사람이랑 퀘벡 사람이랑?"

"안 통해! 구글 번역으로 얘기했대."

막장 드라마 못지않은 스토리에 놀랐다.

 

참, 세상에 별 일이 다 있어. 3시간 전에 만난 사람 때문에 모든 걸 버려?

 

퀘벡 사투리 때문에 평소 대화를 알아듣기 힘든데, 이런 자극적인 막장 스토리는 잘 들린다. 참 이상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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