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의 축제는 계속된다. 이번에 가본 축제는 코리안 스트릿 푸드 페스티벌이다.
떼아가 몬트리올 블로그에 올라온 한국음식축제 링크를 보내줬고, 나는 당장 가보자고 했다. 금요일 저녁에 시작하는 한국 음식 축제! 떼아가 아는 동료들을 여러 명 초대해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처음 보는 직원들이었다.
"여기는 내 동료야."
"만나서 반가워요. 앙샹떼!"
"앙샹떼!"
'앙샹떼'는 처음 만났을 때 하는 반갑다는 인사이다.
입장때부터 엄청난 줄! 한국 음식 인기를 몸으로 체험했다. 오오...
"벌써부터 맛있는 냄새 난다!"
"어, 진짜 그러네. 진짜 한국음식인지 아닌지 어디 한번 평가해 봐야겠어 ㅋㅋ 치킨은 꼭 먹자!"
정말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았다. 다행히 그렇게 더운 날씨는 아니었다.
"저 조명 장식 예쁘다!"
떼아가 청사초롱을 보며 말했다. 청사초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몰라서 한국의 전통 장식이라고 말해주었다.
"밤 되면 더 예쁠 것 같아."
행사장 중간에는 작은 간이무대도 있었다.
K-pop을 추는 댄스팀들이 모여 공연을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앞에 무대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댄스팀인 모양이다!
우리는 일단 치킨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치킨 닭다리 하나에 6달러, 2개에 10달러... 이 엄청난 가격이라니...
"와, 비싸긴 비싸다."
"그래도 경험이니까! 어떤 소스 먹을래? 소이갈릭? 스윗칠리?"
"안 맵겠지? 스윗칠리 빨간데..."
"매운 거 못 먹어?"
"응. 매운 건 좀..."
"그럼 반반 나눠서 먹자."
역시 진리의 반반...!
그런데 가격이 비싸도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튀겨서 바로 먹는 걸 ㅠㅠ 이건 맛없을 수가 없어!
"짜잔~ 사진찍자!"
닭다리 하나씩 들고 사진을 찍었다. 뜨거워 뜨거워 하면서도 잘 먹는 동료들! 역시 한국 치킨 맛있어 ㅠㅠ
"음, 진짜 맛있네."
"소스 맛있어."
스윗칠리는 하나도 안 맵고 달짝지근했다.
치킨을 먹으며 댄스팀 공연을 구경했다.
길거리 음식에 케이팝 공연이라니, 꼭 한국에 있을 때 학교 축제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그나저나 요즘 아이돌 노래 하나도 모르겠다...ㅠㅠ
댄스팀 중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건 걸그룹 댄스팀의 남자멤버였다.
짧은 와이셔츠로 섹시한 의상과 절도있는 동작, 도도한 애티튜드가 돋보였다.
"저건 뭐야?"
"크로플인데, 크로와상으로 만든 와플이야."
"아, 팬시한 디저트네. 또 다른 음식은 뭐가 있지?"
"삼겹살도 있네. 저건 베이컨 부위로 구운 고기야."
"어! 베이컨이랑 전혀 다르게 생겼는데?"
"그렇지ㅋㅋㅋ 한국에서 제일 자주 먹는 바베큐야. 또 비빔밥도 있고... 비빔밥은 비건 음식이라 야채가 많아."
"아, 나 야채 많이 먹어야겠는데. 그것도 좋네."
"또... 김밥이라고, 밥하고 재료를 김에다가 싼 롤도 있어. 한국식 포고(핫도그)도 있네!"
한국식 핫도그를 영어로는 콘도그(Corn dog)라고 부르는데, 퀘벡에서는 콘도그라는 말을 쓰지 않고 포고라고 부른다. 한국식 핫도그는 몇년 전부터 캐나다에서 크게 유행해서, 몬트리올에도 프랜차이즈가 몇 군데 있다. 여기 사람들은 한국식 핫도그를 '코리안 포고'라고 부르고, 아예 줄여서 '코고(Kogo)'라고 부른다.
"넌 예산 얼마나 가져왔어?"
"글쎄, 한 35달러 정도 쓰려고 했는데..."
"여기 음식이 너무 비싸서 다 먹어보기는 힘들겠다.
"이거 봐, 이 닭꼬치 3개에 20달러(약 2만원)야!"
"정말?"
"이렇게 비싸도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다니까."
"잘되네. 그래도 한국 음식 인기 많으니까 기분은 좋다. 떼아, 이거 하나 먹어볼래?"
"아... 너무 매울 것 같은데. 너무 빨갛잖아!"
닭꼬치는 한국인 입맛에는 전혀 맵지 않았다. 살짝 매콤한가 싶은 느낌이 났는데, 떼아는 쪼끔 맛을 보고는 맵다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
어두워져도 사람은 전혀 줄지 않았다.
잘 먹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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