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고 역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일이 밀리니 마음이 급해서 막 처리하다보니 역시 실수를 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상사와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고 일을 진행한 게 문제였다. 회의를 계획하면서 '참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라고 한 사람에게 꼭 참석해 달라고 메일을 보냈는데, 이사벨이 그 메일을 보더니 '다른 사람에게 회의 참석을 강제해서는 안된다. 내일 다시 얘기하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제서야 아, 실수했구나 싶었다. 아이고... 뭐, 일 하면서 실수 안 할 수 없다지만 내 마음이 더 문제였다. 실수하고 나면 '그러지 말걸...!' 하면서 이불킥을 팡팡 차버리기 때문이다.
난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서, 내가 실수한 걸 인정하고 알려줘서 고맙다고 답장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이사벨이 무슨 말을 할까? 약간 걱정하며 출근했다. 아침에 이사벨을 만났다.
"안녕, 너 일찍 왔네!"
"안녕, 방금 왔어요."
"방금 네가 보낸 메일 봤는데,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다시 메일 하나 더 쓰면 되니까. 다 괜찮아. 내 말을 잘 들어줘서 고마워."
이사벨이 활짝 웃으며 이야기했다. 실수해도 혼 안나고 오히려 격려를 받다니... 역시 이곳에서는 인복이 있다 싶다.
점심시간, 이사벨과 잡담을 하며 함께 점심을 먹었다.
"주말엔 뭘 할거야?"
"음, 온라인 수업을 계속 들을 거예요. 나중에 여기 대학을 가고 싶거든요."
"정말? 멋있네! 그치만 나한테는 안 좋은 소식인걸. 대학 가면 일을 그만둘 거야?"
"글쎄요, 생각 안해봤는데... 아직 가려면 한참 남았어요. 그 전에 고등학교 수업을 들어야 하거든요."
"그치만 대학을 3년 풀타임으로 가다니 그건 굉장히 긴데."
"그건 그렇지만, 비서직은 월급이 많지 않으니까 조금 더 일하다 다른 길을 찾고 싶어요."
"그럼 여기서 자격조건을 더 채워서 행정 스페셜리스트가 되면 월급이 괜찮으니까 그건 어때?"
"오, 그런 길도 있네요. 한번 생각해 볼게요."
"물론 네가 관심있어야 하는 거니까. 여러 길이 있으니 잘 생각해 봐."
실수를 했지만 그래도 걱정스러운 시간은 지나가는구나 싶다. 좀 피곤하지만 그래도 보람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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