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고등학교 과학 수업을 앞두고, 나는 교과서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둘러보고, 발품팔고, 물어보고 했지만 아직 얻지 못했다. 이 책을 찾기 위해 6번을 허탕쳤다.
며칠 전 블로그 포스팅을 포함해 여러 곳에 책을 구하려 다녔지만 실패했다.
첫번째: 학교에 갔는데 나한테 잘못된 책을 줬다.
두번째: 잘못된 책을 교환하러 갔으나 회계사가 없어서 교환하지 못했다.
세번째: 학교에 교환하러 갔는데 환불만 받고 책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네번째: 다른 학교에 갔으나 책이 없으니 월요일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들었다.
다섯번째: 집앞 서점에 혹시나 하고 물어봤다. 없었다.
남의 학교에 가기 전 연락을 해보았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번에도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아무튼 가보긴 해야 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전거를 세게 밟았다.
캐나다는 9월이 새학기다. 역시나 학교에는 새로 책을 사러 온 학생들이 바글바글했고, 꽤나 오래 줄을 서서 서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과학책을 찾는데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이 굉장히 앳되보이는 게, 학생들이 책 판매를 담당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서점 구석구석을 찾는데, 아무래도 없는 것 같았다.
"이 책 없네요."
"없다구요? 월요일에 오면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저는 그때 안 일해서 몰라요."
"그럼 언제 들어오는지 아세요?"
"글쎄요, 다음주나... 정확히는 몰라요."
"그럼 책 들어왔는지 아닌지 알 수 있게 전화라도 할 수 없나요?"
"저희는 전화는 안 받아요."
이런 말을 듣고 결국 터덜터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결국 여섯번째 시도도 실패다. 점심도 포기하고 갔다온 서점인데... 아니, 교과서 구하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
사무실에 돌아와서 마리-크리스틴에게 하소연을 했다.
"세상에, 그렇게 책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잠깐만, 내가 다니는 대학 사이트에 한번 볼게."
"오, 고마워."
자기 일처럼 검색해주는 마리-크리스틴을 보니 정말 고마웠다. 열심히 찾았지만, 내 책은 고등학교 책이고 마리-크리스틴은 대학 석사과정을 하고 있으니 찾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고등학교 책이라 그런가 봐..."
"흠, 잠깐. 쟝한테 고등학생 아들이 있으니 물어보면 어때?"
"쟝에게?"
"쟝, 혹시 집에 아들이 배우다 버린 책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어?"
"그래, 책 표지 한번 찍어 보내줘 봐. 한번 물어볼게."
"소영이가 이 책을 찾으러 여섯번이나 왔다갔다 했는데 못 찾았대."
"저런, 저런. 모험이군!"
30분 후, 쟝의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책을 다 버렸다고 한다.
"우리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해서 이미 책을 다 버렸다는데? 프랑스에게도 고등학생 아들이 있으니까 한번 연락해 보자고. 걱정 마, 책 찾을 테니!"
이 책을 사느라 계속 마음졸이고 헛걸음을 했지만,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다녔으니 운동한 셈 치기로 한다. 몸이 힘들지만, 자기 일처럼 책을 찾아주려는 동료와 상사를 보니 정말 인복이 좋구나 싶다. 지금 나쁜 일이 있었지만, 덕분에 주위 사람이 친절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공부, 시작하기도 전에 이렇게 난관이니 ㅋㅋㅋ 제대로 액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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