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떠나기 전 마지막 날이다. 와, 바캉스!!
뭔가 엄청 설레고 일도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아침부터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회의도 들어가야 하고... 이사벨이 휴가 잘 다녀오라며 인사해준다.
"오늘만 끝나면 휴가네?! 잘 다녀오고, 푹 쉬어. 넌 그럴 자격 있어!"
"하하, 그럴게요. 고마워요."
"난 회의가 하나 더 있는데, 원래 1시간반짜리지만 1시간 안에 끝나고 난 그냥 퇴근할게. 너도 일 없으면 일찍 가!"
"와우, 퍼펙트한데요!"
히히. 뭔가 그제서야 기분 좋아진다. 거의 한시간이나 일찍 퇴근할 수 있다!
나도 드디어 바캉스를 간다. 공무원으로 일한 지 이제 막 9개월이 되었는데, 휴가는 약 8일 정도 쌓였다.
"바캉스 계획은 있어?"
"결국 바캉스 계획이 없어요. 국립공원에 갈까 했는데 교통편이 힘들고 비싸기도 하고 그래서 차라리 휴가 좀 더 모으고 겨울엔 한국에 가려고요."
"아, 그렇구나. 그럼 오타와는 어때?"
"오타와요? 한번도 안 가봤거든요."
"구경할 만 할거야. 차로 2시간밖에 안 걸리니까 하루 만에 갔다 올 수도 있고."
"퀘벡시에 갈까 했는데 오타와도 괜찮겠어요. 프랑스어는 하나도 안들리고 영어만 들리겠네요!!"
그러고 보면 몬트리올에 사는 건 참 신기하다.
9월 1일이 학교가 시작하는 날인데, 학교가 시작하니 정말 깜짝 놀랄 만큼 버스나 길거리에서 영어가 많이 들린다. 그전에는 프랑스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학교가 시작하면 유학생들이 몬트리올로 오고, 유학생들은 모조리 영어를 쓰니 영어로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게 당연하다. 그것도 그렇지만 2시간만 차를 타고 나가면 또 영어권 지역이니 ㅋㅋㅋ 아무튼 재밌다.
"근데 날씨가 이상하죠? 어제는 12도까지 내려갔어요. 넘 추워서 스카프를 매고 왔는데, 원래 날씨가 이래요?"
"음... 글쎄, 가을은 원래 종잡을 수가 없어. 갑자기 확확 변하거든. 그런데 작년하고 비교하면 확실히 이상하지. 이렇게 추운 적은 별로 없었어. 그래도 이번 주 안에 28도까지 다시 올라간다니 뭐 아직 따뜻할 거야. 바캉스 가서 햇빛 있을 때 충분히 즐기라고!"
날씨 탓인지 벌써 코스모스가 피었다.
최근 며칠은 한글학교 연수 때문에 너무너무 바빴다. 집에 오자마자 씻고 온라인 강의 듣고, 잠깐 저녁먹고 나면 또 실시간 강의를 듣고, 그러고 나면 잘 시간이었다! 너무 일정이 빡세서 좀 지쳤는데, 이렇게 휴가 기간이 오니 정말 좋다.
100점이다!! 출석이랑 과제만 내면 다 백점인 것 같지만, 아무튼 백점에다가 수료 글자를 보니 기분이 좋다.
이제 휴식을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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