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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동료와 이태원 사고에 대해서 이야기한 날

by 밀리멜리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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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프랑스가 출근해서 날 보자마자 이태원 사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곳 캐나다에서도 큰 뉴스여서 헤드라인이 크게 걸렸다.

"나 그 한국 뉴스 보고 너 생각났어. 너 서울에 아는 사람 있지 않아?"
"다행히도 나 아는 사람은 무사해. 나도 그 뉴스 보고 정말 충격받았어. 그 골목이 정말 좁고 사람이 많았다나 봐..."
"저번에 네가 한국에서는 할로윈을 축하하지 않는다기에, 난 그런 줄 알았지."
"내가 할로윈에 관심이 없어서 그렇게 얘기했나 보네. 그래도 젊은 세대들은 할로윈을 좋아하거든. 그치만 그렇게 많이 사람이 몰릴 정도인 줄은 몰랐어."
"아무튼 충격적이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다니..."

지인에게서 이 사건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뉴스 몇 개를 읽어 보았다. 기분이 뭐라 해야 할까, 참담했다. 뉴스를 보면 볼수록 충격적이고 마음이 무거워져서, 끝내는 이 사건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아 졌다.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이 사건은 세월호 사건이 연상된다. 약하고 어린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점에서 그렇고, 사람들이 죽는 걸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체감해야 해서 더 비참하다. 비난의 대상을 찾기에 급급한 것도 그렇고, 행정기관이 무능한 모습을 보여 더 안타깝다.

그렇게 외면하려고 했는데, 외국인인 프랑스에게 이 사건에 대해 말하려고 하니 마음이 정말 복잡했다. 충격적이고, 마음 아프고, 말 하기 싫은 여러 감정이 뒤섞였는데... 한국어로도 뭐라 할 말이 생각이 안 나니 프랑스어로는 더욱 말이 안 나왔다.

또 죽음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고나 죽음은 껄끄러워서 자꾸 회피하고 싶은 주제인데, 그래도 한번 그 마음을 마주해봐야겠다.

안타깝게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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